“우회도로 아무도 몰라요”…최악 예상되는 월요일 출근길

입력 2020-08-09 16:33 수정 2020-08-09 18:23

집중호우로 월요일 출근을 앞둔 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1일까지 중부지방에 500㎜ 이상의 추가 물폭탄이 예보돼 역대 최악의 도로 정체와 대중교통 대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9일 오후 4시50분 기준으로 마포대교 북단~동부이촌로 진출로 본선과 올림픽대로 여의도 주변 본선인 동작대교∼염창IC 구간을 양방향 통제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올림픽대로 여의상류IC와 여의하류IC가 통제됐다. 서울과 한강 상류지역의 집중호우로 팔당댐 방류량이 늘어나서다. 집중호우로 10일 오전에는 더 많은 교통통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주말 내내 집에서 비를 피하던 시민들은 월요일이 마냥 두렵기만 하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이모(30·여)씨는 “집중호우 경고메시지만 날아오고 정작 출근길 대책은 없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씨는 지난 7일 지하철 2호선으로 출근하려다 도저히 탑승이 힘들어 열차를 4편이나 보내야만 했다. 회사에 30분 가량 늦어 상사로부터 쓴소리도 들었다. 그는 “사무실이 있는 강남역까지 30분 걸리던 게 50분이나 걸렸다. 그런데 비가 더 온다고 하니 생각보다 더 일찍 나와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동대문구에 살고 있는 최모(36·여)씨는 서울 한복판에서 ‘미아 신세’가 됐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지난 6일 강남으로 출근하려고 내부순환로에 진입했는데 경찰차가 길을 막고 있었다”며 “경찰이 군자교 방면으로 돌아가라고 해서 안내를 따랐더니 군자교에 있는 경찰은 되레 내부순환로로 가라며 길을 막았다”고 답답해 했다.

최씨는 경찰에게 어디로 가야하는지 물었지만 돌아오는 건 호루라기 소리였다고 한다. 그는 정체된 차들 사이에서 진땀만 빼다가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차를 대놓고 버스로 간신히 회사 입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점심시간이었다.

장거리 출근자에게 장마는 더 야속하기만 하다. 7년째 인천 서구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이모(33)씨는 “가뜩이나 몸과 마음 모두 급한 출근대 시간에 장마로 어디가 통제됐고 우회도로가 어디인지를 일일이 다 확인할 수 있는 직장인이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서울시는 10일 오전부터 호우경보 해제가 될 때까지 출·퇴근 시간대와 막차 시간을 30분씩 연장 운영해 지하철과 버스를 증편하기로 했다. 서울시 측은 “서울 시내 교통 혼잡이 우려해 평소보다 배차 간격을 줄였다”며 “대중교통을 적극적으로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