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황태자’ 황인범, ‘카잔의 기적’ 장소로 간다

입력 2020-08-09 16:16 수정 2020-08-09 16:29
황인범이 지난해 11월 월드컵 2차예선 4차전 레바논과의 경기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단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호의 황태자’ 황인범(23)이 러시아에 진출한다. 과거 남자 축구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카잔의 기적’을 쓴 카잔 아레나가 행선지다.

8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일간 스포르스케노보스키에 따르면 황인범 영입을 노리던 크로아티아 구단 디나모 자그레브의 조란 마미치 감독은 인터뷰에서 “황인범 영입에 거의 성공할 뻔했으나 (러시아의) 루빈 카잔이 갑자기 더 많은 돈을 지급하겠다고 나서서 황인범이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황인범에게는 자그레브 외에도 로코모티프 모스크바 등 복수 러시아 구단이 관심을 보여왔다.

황인범의 새 소속팀 카잔은 과거 2016년까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등에서도 모습을 비쳐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비교적 익숙하다. 유럽 무대 최고 성적은 챔피언스리그 8강까지 올랐던 2012-2013시즌이다. 2009년 10월에는 조별예선에서 디펜딩챔피언 FC 바르셀로나를 꺾은 적도 있다. 리그에서는 2008년과 2009년 연속 우승했다. 홈구장 카잔 아레나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남자대표팀이 독일을 2대 0으로 꺾은 장소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다소 좋지 않다. 2015-2016시즌 리그 5위를 기록한 뒤 중하위권을 오가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16개 팀 중 10위였다. 2018년에는 구단 수입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이적료와 임금을 지급해 UEFA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 위반으로 300만 유로(약 42억원) 벌금 제재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부터 리그 3회 우승 경력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축구전문매체 트랜스퍼마켓에 따르면 슬루츠키 감독은 앞서 황인범을 수차례 관찰하면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황인범은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미 병역 문제가 해결된 상태다. 원소속팀인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는 9월이면 만 24세가 되는 황인범이 샐러리캡 예외가 되는 23세 이하 지정선수에서 벗어나는 터라 높아질 샐러리캡 비중 때문에 그를 놓아줘야 하는 상태였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