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수해 현장 찾는 정 총리… ‘코로나 총리’서 ‘수해 총리’로

입력 2020-08-09 16:09

정세균 국무총리가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거의 매일 홍수피해 현장을 찾아가고 있다. 정 총리는 9일 하루에만 수해 현장 세 곳을 방문하는 등 이달 초부터 강행군 일정을 이어가는 중이다. 취임 직후부터 줄곧 코로나19 사태 수습에 매진해 ‘코로나 총리’로 불렸던 그가 이번에는 ‘수해 총리’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총리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날 오전 광주 영산강홍수통제소를 찾아 전국의 홍수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정 총리는 이어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전남 곡성과 담양을 잇달아 방문했다. 정 총리는 원래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일정이 잡혀 있었으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주재권을 넘기고 현장을 찾았다.

정 총리는 곡성 피해 현장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신속하게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해 하루빨리 피해가 복구되고 앞으로 유사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8세 남아가 숨진 채 발견된 담양에서는 “어린이가 희생됐다는 점이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어린이가 하늘나라에 가서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함께 묵념하자”며 묵념을 권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거의 매일 현장 점검을 나가고 있다. 지난 1일 대전 서구 코스모스아파트 침수 현장을 찾은 데 이어 2일과 3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와 경기도 이천 홍수 피해 현장을 각각 방문했다. 5일에는 폭우와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충북 충주를 찾았다.

지난 6일 선박 전복 사고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온 춘천 의암댐에서는 공무원들을 매섭게 질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 총리는 사고 당일 현장에서 소방청 관계자의 보고를 들은 뒤 “참 안타깝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인공 수초섬이) 떠내려 가도록 내버려 뒀어야 했다. 현장에서 판단을 잘못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정 총리는 호우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여름휴가 일정도 취소한 상태다. 정 총리는 1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주례회동 일정을 소화한 뒤 그날 오후부터 휴식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자 결국 휴가를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문 대통령 역시 지난 3일부터 여름휴가를 떠나려 했으나 취소한 바 있다.

정 총리의 수해 현장 방문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 관계자는 “수해 상황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으나 지금으로서는 수해 현장 일정이 계속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10일에도 현장 방문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