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에서 지난 7~8일까지 지역별로 300mm~500mm 강수량을 보이며 이틀 동안 쏟아진 물 폭탄에 주택이 산사태로 매몰되고 뚫린 제방을 넘은 하천 물에 침수 피해를 입는 등 이재민이 속출했다.
전남도가 9일 오전 집계한 집중호우 피해 상황에 따르면 인명피해는 모두 10명으로 이 가운데 9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섬진강 수계인 곡성군이 가장 많은 119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구례 971명·담양 338명·화순 191명 등으로 총 2774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재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8시30분쯤 곡성군 오산면 한 마을 뒷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리면서 주택 5채가 매몰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주택 안에 있던 5명 가운데 김모(71·여)씨와 윤모(53·남)씨, 이모(60·여)씨 등 3명을 1차로 구조했으나 숨졌다.
나머지 2명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이던 소방당국은 폭우와 추가 산사태 위험으로 작업을 중단했다가 다음날인 8일 오전 8시15분쯤 이모(73·여)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이어 포크레인 3대 등 중장비와 인력 50여명을 동원해 토사를 파내며 나머지 1명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다 이날 오후 숨진 강모(73)씨를 발견했다.
구례군에도 이틀 간 380mm의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섬진강과 서시천이 범람해 1182가구가 물에 잠기고 1000여명의 이주민이 발생하는 피해를 입었다. 구례군 1만3000가구 중 91%가 물에 잠긴 것이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으며 2명이 경상을 입었다.
특히 서시천 180m구간의 무너진 제방 사이로 쏟아져 나온 하천물이 구례읍내를 덮쳐 상가와 오일장 내 시설, 공용터미널을 비롯 구례읍 5000가구 중 946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또 농경지 421ha가 침수됐고, 소와 돼지 등 총 3650마리 가축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례취수장과 섬진강 취수장이 침수돼 산동면을 제외한 구례군 일대에 상수도 공급이 중단됐다. 복구에는 7일 정도가 걸릴 예정이다.
나주 영산강 유역도 문병천 제방이 무너지며 쏟아진 하천 물에 가구 침수와 이재민이 속출했다. 나주시가 이날 오전 집계한 폭우 피해는 농경지 침수 888㏊(볏논 802㏊·시설채소 86.2㏊), 주택 침수 43가구, 축사 침수 33동, 도로 침수 16건·유실 1건, 소하천 제방 호안유실 12건, 산사태 16건 등이다.
전남지역은 섬진강 변인 구례·곡성지역의 주택 침수를 비롯해 총 2000여 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경지 침수면적도 7000㏊에 달하면서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또 22만여 마리의 가축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신고 접수가 늘어남에 따라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서시천 붕괴로 국도 17호선 순천~구례 간 도로를 비롯해 전남지역의 파손된 도로시설 114곳 중 62곳은 응급복구를 완료했고 나머지 52곳은 복구작업 중이다. 경전선 철도 송정~순천 구간의 토사가 유입된 선로 5곳에서도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