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계 허문다’ 포스트 코로나 국립대 연합 가속

입력 2020-08-09 13:45
경북대학교에서 지난 7일 열린 국가거점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 모습. 경북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국 국립대학들의 결속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비대면·화상수업 등을 통해 전국적인 네트워크 가능성을 경험한 국립대학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립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합에 주목하고 있다.

9일 경북대학교에 따르면 최근 전국 국립대학 총장들이 참여하는 ‘국가거점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이하 협의회)가 경북대에서 열렸다. 협의회에는 서울대와 경북대, 부산대, 강원대, 경상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10개 국립대 총장이 속해있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논제는 국립대간 네트워크 구축이었다. 국립대가 구상하고 있는 네트워크는 그동안 지역의 거점국립대학별로 운영되던 학사업무를 교육과정·학점 교류와 학생 공동 선발 등의 방법으로 공동 운영해 지역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대구가 집인 전남대 학생이 집에서 가까운 경북대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화상수업을 진행해온 국립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수업 방식의 변화에 따른 국립대 경쟁력 향상 방안을 고민하다 국립대 연합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 협의회는 국립대간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교육부의 집중 지원을 기대할 수 있고 학생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도 완화시켜 지역 국립대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협의회는 회의에서 국립대간 학생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각 대학별로 교류를 저해하는 자체 규정 정비, 공통 기준안 마련을 위한 네트워크 구성·운영 등에 합의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국립대간 네트워크 말고도 고등교육의 기준 및 제도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위한 정책 연구 및 실행 방안,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목표제 개선 방안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학사운영의 어려움을 고려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환경이 정상화 될 때까지 2020년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 평가를 유예해 줄 것 등을 교육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경북대 관계자는 “지금도 학점교류제 등 국립대간 교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부분에서 교류와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