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유일의 음악영화제인 제1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13~17일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개막작 등 상영작은 공식 상영관인 OTT 웨이브에서, 음악 프로그램은 네이버TV·브이라이브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올해 영화제는 총 22개국에서 출품된 84편의 음악영화와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꾸미는 14개의 이벤트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개막작은 ‘다시 만난 날들’(감독 심찬양)이다. JTBC ‘슈퍼밴드’ 4위에 오른 모네 멤버 홍이삭과 러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유수의 교향악단과 협연한 기타리스트 장하은 주연의 극으로 록스타를 꿈꾸는 아이들의 성장통과 꿈의 괴리로 흔들리는 연인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영화제 유일한 국제경쟁부문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에서는 7편 중 1편을 선정해 2000만원 상금을 수여한다.
영화제 초창기(2~6회) 영화제 기틀을 닦았던 조성우 음악감독이 다시 집행위원장을 맡은 이번 영화제에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신설됐다. 국내외 대표 영화 음악가를 큐레이터로 초빙해 대표작·인생작을 소개하는 ‘올해의 큐레이터’도 새로 마련됐다. 국내 1세대 영화 음악감독인 조 집행위원장은 봉준호 감독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2000),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2001), 이명세 감독의 ‘형사’(2005) 등 대표작으로 관객과 호흡할 예정이다.
지난 15년 동안 영화제로 화제를 모은 대표작 10편도 앙코르 상영한다. 2012년 제8회 영화제 개막작으로 이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서칭 포 슈가맨’을 비롯해 2015년 개막작 ‘다방의 푸른 꿈’ 등이 관객을 만난다. 한국 음악 영화사에 족적을 남긴 영화를 소개하는 ‘한국 음악 영화의 발자취’에서는 가수 윤도현과 신해철이 함께한 ‘정글 스토리’(1996) ‘라듸오 데이즈’(2007) ‘해어화’(2015) 등 8편이 상영된다.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음악영화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를 추모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대표작 ‘시네마 천국’과 ‘미션’(1986) ‘피아니스트의 전설’(1988) ‘헤이트풀8’(2015) 등이 상영되고 조 집행위원장과 조영훈, 홍진호, 대니 구, 성민제 트리오, 임윤희 등 음악인들이 참여한 추모공연이 14일과 16일 네이버TV 등으로 공개된다.
해마다 제천 청풍호반에서 펼쳐졌던 대표 이벤트 ‘원 썸머 나잇’ 대신 열리는 비대면 콘서트 ‘다시, 그린 콘서트-슈퍼 세션 17ers’는 공중파 방송을 통해 관객을 찾아간다. 다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음악영화 제작 지원 프로젝트’와 ‘제천영화음악아카데미’는 제천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