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 여성을 성착취한 텔레그램 ‘박사방’의 주범 조주빈(24)이 매일같이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주빈은 지난 4월 13일 구속기소된 이후 이달 7일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총 63차례 반성문을 냈다.
이 가운데 59건의 반성문은 두 차례 공판준비절차가 진행된 5월 19일 이후 12주 동안 제출한 것이다.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반성문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조주빈은 현재 인정하고 있는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선처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판에서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강제추행·강요·아동청소년보호법상 강간 등 일부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자신이 제작·유포한 성착취물 속 미성년 여성을 강제 추행하거나 성폭행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성착취물 유포 등과 같은 디지털 증거에 의해 입증이 명확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강제추행이나 강요 등 사실관계 입증이 까다로운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주빈이 매일같이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것을 두고, 과연 반성문이 조주빈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그렇지 않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지는 중요한 양형 조건이다. 하지만 반성문 제출만으로 피고인의 반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는 게 법원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현우 부장판사)는 이달 13일 조주빈과 공범들의 범죄단체 조직·활동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갖는다.
조주빈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촬영한 뒤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확인된 피해자는 25명으로 이 가운데 8명이 아동, 청소년이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