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의암호 실종 수색재개…책임자 처벌 청원 잇따라

입력 2020-08-09 11:12
8일 소방구조대원들이 강원도 춘천시 서면 북한강 일원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원도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 나흘째인 9일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구조·수색 작업이 재개됐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헬기 10대와 보트 72대, 소방·경찰·장병·공무원 등 인력 2558명을 동원해 실종자 3명에 대한 구조·수색에 나섰다. 소방·경찰 구조견 10마리도 투입했다. 전날 실종자가 발견된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 지역 30㎞ 구간에는 590여명을 투입해 정밀 도보 수색을 벌인다.

전날 오후 2시쯤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 등선폭포에서 상류 2㎞ 지점에는 실종된 경찰관 이모(55) 경위가 숨진 채 발견됐다. 4분 뒤에는 이 경위 발견지점에서 아래로 100m 떨어진 지점에서 민간 업체 직원 김모(4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8일 소방구조대원들이 강원도 춘천시 서면 북한강 일원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의암댐은 실종자 수색을 위해 방류량을 초당 2100t에서 1800t으로 줄였다. 그러나 유속이 빠른 데다 흙탕물이어서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오전 11시30분쯤 의암댐 상류 500m 지점에서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돼 8명 중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중 곽모(68)씨는 사고 당일 낮 12시58분쯤 의암댐 하류 춘성대교 인근에서 탈진 상태로 구조됐다. 이어 오후 1시쯤 남이섬 인근에서 근로자 이모(6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환경감시선에 탔던 황모(57)씨와 권모(57)씨, 춘천시청 이모(32) 주무관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과 관련, 춘천시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사고와 관련해 이재수 춘천시장의 사퇴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청원도 잇따랐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춘천 의암호 사고에 대하여 춘천시장의 사퇴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소양댐과 의암댐 수문 개방으로 물살이 평소보다 10배가량 빠름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작업을 진행하게 했으며, 휴직 중이던 공무원도 현장으로 출동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일어났다”며 “이런 서글프고 화나는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 누구의 지시도 없었다는 황당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원인은 “관계자 모두 폭탄 돌리기를 한다면 결국은 춘천의 최고 책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춘천 행정 수반인 이재수 시장님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의 원인규명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자신을 실종자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7일 “사고의 원인을 낱낱이 밝혀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청원인은 “물살은 너무 거세고 수문까지 열려 있었는데 그 상황에 조그마한 배를 타고 들어가 일을 하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라며 “시에서 시킨 짓이 아니라면 그곳에 누가 뛰어들겠느냐. 사고 원인을 낱낱이 밝혀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빠의 억울함이라도 꼭 풀어드리고 싶다. 우리 아빠 살려놓으세요”라고 덧붙였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