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 강동훈 감독이 승리에 목말랐던 ‘말랑’ 김근성의 ‘한풀이’에 기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실전에서 연습만큼의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벽을 뚫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KT는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세트스코어 2대 1로 이겼다. 이로써 6승 8패(세트득실 -4)가 된 KT는 ‘동부리그’ 최상단인 6위에 자리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경기 후 강동훈 감독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얻는 게 있는 경기”라고 평가했다. 강 감독은 최근 팀이 메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와중에 귀중한 승리를 따낸 것에 의미를 뒀다. 특히 ‘말랑’ 김근성과 ‘유칼’ 손우현이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을 거라고 기대했다.
강 감독은 “상체 3명의 개인 기량이 정말 좋다. 연습(스크림)에서 좋은 플레이를 한다”면서도 “대회만 나가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긴장을 한다.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누구보다도 본인들이 많이 아쉬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 감독은 1세트 완패에도 2, 3세트 내리 같은 선수 라인업을 가동했다. 밴픽에서 챔피언도 비슷한 콘셉트를 유지했다. ‘믿음의 기용’을 한 셈이다. 그는 “긴장의 벽을 뚫어내는 데에 포커스를 뒀다. 그걸 이겨내야지 발전할 수 있다”면서 “이기는 것에 쫓기지 말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게임을 하라고 했다. 그게 개인과 팀 모두가 업그레이드되는 길이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KT는 이번 시즌 선두권에 있는 DRX를 잡아내는 기지를 발휘했지만 소위 ‘이길법한’ 경기에서 내리 지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강 감독은 “그게 바로 실력”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부족해서 졌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승리나 플레이오프에 집착하다보면 오히려 잘할 경기도 못하게 된다. 선수들에게는 ‘앞으로 롤드컵 선발전 같은 기회들이 있으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부족한 것을 채우자’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기자가 한화생명전을 마치고 최승민, 최천주 코치가 경기장에 나와 크게 기뻐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고 하자 강 감독은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연습 과정에서도 잘 되는 편”이라면서 “이게 실전에서 다 드러나기가 어렵다. 그럴 수 있으려면 지금으로써는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말랑’과 ‘유칼’을 연습량을 올린 대표적인 선수로 꼽으며 “그 선수들에게 더 기회를 줬다. 신뢰를 더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스맵’ 송경호에 대해서는 “개인 기량을 올릴 시간을 줬다. 잘하는 쪽으로, 스타일에 맞게 집중해보라고 했는데 잘해줬다. 이후 스크림 출전 기회를 주면서 실전에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험이 많은 선수다. 실전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강 감독은 “지금은 ‘잃을 게 없다’는 마인드로 열심히 달려보자는 생각이고, 선수들에게도 자신감을 가지라고 했다. 베스트가 나오면 (남은 상대인) 젠지, 담원과도 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두 팀에 비벼볼만한 팀이 되면 이후 롤드컵 선발전을 넘어 더 위로 올라갈 수 있지 않겠는가”라면서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