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는 전문가나 단순노동자 모두를 일시휴직자로 내몰았다. 일시휴직자 1명이 늘면 그 다음 달 취업자는 0.35명 감소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2020년 일시휴직자의 추이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2020년 3월, 4월, 5월의 일시휴직자 수는 각각 160.7만명, 148.5만명, 102.0만명을 기록하고, 1997~1998년 IMF 위기나 2008~2009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일시휴직자가 폭증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일시휴직자의 폭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 증가가 주된 원인이었다. 일시휴직자가 100만명 이상을 기록한 2020년 3~5월 평균 기준으로 일시휴직자의 약 58.2%가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으로 인한 일시휴직이었다. 2018~2019년 사업부진·조업중단으로 인한 일시휴직 비중이 20% 전후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3~5월 자료 일시휴직자의 직업별 분포에서는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에서 가장 많은 36.0만 명(26.3%)의 일시휴직자가 발생했고, 단순노무 종사자의 경우에도 33.2만 명(24.2%)의 일시휴직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나 단순노동 근로자 모두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 학력별로는 고졸과 대졸 일시휴직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 분포를 살펴보면 전체 일시휴직자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62.5%로 남성(37.5%)보다 높았다.
3개월 평균 일시휴직자 137.1만명의 산업별 분포를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일시휴직자가 26.5만명(전체 대비 19.3%)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교육 서비스업에서 24.1만명(17.6%)이 많았다. 도소매와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20.7만명(15.1%)의 일시휴직자가 나왔다. 제조업에서도 11.1만 명의 일시휴직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을 꺼리면서 관련 산업에서 일시휴직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2020년 경제활동인구조사에 가상패널 모형을 적용하여 일시휴직자가 고용관련 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했다. 분석 결과 일시휴직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취업자 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상반기 15~64세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으로 인해 발생한 일시휴직자가 1명 증가하면 그 다음기에 취업자는 0.35명 감소했다. 감소된 취업자는 대부분 비경제활동인구로 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부진 및 조업중단으로 인한 일시휴직자 1명 증가는 2개월 후에는 취업자를 0.58명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성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근로유연화를 통해 일자리를 나누고 기업의 부담을 줄여 일자리의 지속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전일제 근로자를 필요할 때는 시간제 근로제로 전환하여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선택제 등과 같이 근무형태의 다양화를 통해 근로유연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