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경남에 ‘물폭탄’…비 피해 잇따라

입력 2020-08-09 10:27 수정 2020-08-09 10:28
화개장터에서 구조 기다리는 시민. 연합뉴스

지난 7~8일 이틀간 경남에 쏟아진 물 폭탄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하동 화개장터가 물에 잠기는 등 비 피해가 잇따랐다.

경남도에 따르면 9일 오전 5시 현재 산청군 388.7㎜, 함양군 375.4㎜, 거창군 371.6㎜ 등 도내에 평균 195.8㎜의 비가 내렸다. 특히 최대 429㎜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진 하동군 화개면에는 아직도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아 출입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폭우에 잠긴 섬진강 인근 도로. 연합뉴스

전날 거창군 주상면 한 야산에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80대가 매몰돼 숨지고 밀양시 산내면 순마교 인근 하천에서 배수로 이물질을 제거하던 50대가 실종됐다.

하동, 산청, 사천지역 주민들이 불어난 물을 피해 대피했다. 산청 생초면 어서리와 금서면 주상리 등에는 하천이 범람해 70가구 180여명이 긴급대피했고 사천 축동면과 곤양면에서는 주택 6동과 차량 2대가 물에 잠겨 주민과 운전자 등이 대피했다.

폭우 피해 달리는 소. 연합뉴스

진주와 하동, 함양, 산청 등을 중심으로 도로 25곳이 침수되고 47건의 토사 유출 피해가 이어졌다. 밀양, 하동, 합천 등 농경지 290.8㏊가 침수피해를 보았다. 특히 침수피해가 큰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는 아직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고 있다. 화개장터 일대는 상가 등 208동이 침수되고 주민과 야영객 120여명이 대피한 상태다.

주택 310채가 침수되고 어선 12척(전파 7, 반파 5)이 부서졌으며 축사 2937㎡가 침수되거나 무너졌다. 소 등 동물들이 익사하거나 축사를 탈출했고 사육 중인 닭 500마리가 폐사하는 등 가축피해도 발생했다. 18곳에서 산사태(3.96㏊)가 발생해 237명이 대피하고 6억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냈다. 의령 탐진안씨 문중 정려각 기와가 파손되는 등 6건(국가지정 2건, 도지정 4건)의 문화재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낙동강 제방 일부가 유실되면서 마을이 침수됐다. 경남도 제공

합천·창녕보 좌안 상류 쪽 260m 지점 제방 50m가량이 유실되면서 창녕군 이방면 장천리 구학마을과 죽전마을 등 2개 마을과 농경지 350㏊가 물에 잠겼다. 마을 주민 156명은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을 보트로 구조하는 한편 굴삭기 3대, 덤프트럭 5대 등을 투입해 임시 차단 작업을 펼치고 있다. 장천리 우산·곡척·우미마을과 인근 송곡리, 거남리 주민도 대피 준비 중이다.

한편 도 재난안전건설본부는 합천 황강교, 산청 경호교, 함안 계내리 등 도내 주요 하천 수위가 경보단계를 넘어서 하천 주변 주민들이 홍수피해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합천군 신소양 체육공원 야구장이 집중호우로 물에 잠겼다. 연합뉴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