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서 투표 용지 위조해 사기치기 쉬워”
“대선 이기면, 북한과 신속하게 협상할 것”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희박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올해 11월 3일 실시될 미국 대선에서 우편투표 제도를 악용해 불법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나라로 북한을 거론했다.
그는 러시아·중국·이란·북한 등 4개국을 지목하면서 “그들이 보편적 우편투표에서 사기치기가 훨씬 더 쉽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자신이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북한과 매우 빨리 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국 대선 기간에는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북·미 정상회담이 ‘10월의 깜짝 놀랄 사건(October surprise)’으로 열릴 가능성은 희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 소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른 나라들의 미국 대선 개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앞서 미국 정보기관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중국·이란 등 3개국을 미국 대선에 개입하거나 개입할 우려가 있는 국가들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위험은 우편투표”라며 “러시아·중국·이란·북한이든, 많은 나라든, 투표용지를 위조해 보내는 것은 매우 쉽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보편적 우편투표에서 사기치기가 훨씬 더 쉽다”면서 “그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부정선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이번 대선에서 우편투표의 확대를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중국·이란·북한이 우편투표를 활용해 미국 대선에 개입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편투표 반대론을 이어간 것이다.
특히 미국 정보기관은 올해 미국 대선에서 불법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국가 리스트에서 북한을 제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언급한 것이다.
또 러시아가 올해 미국 대선에서 개입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로 지목받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가장 큰 위협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우리가 (대선에서) 이긴다면 이란과 매우 신속하게 협상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과 매우 신속하게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2016년 대선에서 내가 이기지 않았다면 미국은 북한과 전쟁을 벌이고 있을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또 “모든 사람들이 ‘트럼프가 우리를 전쟁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아니다. 정반대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실제로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 행정부에서는 결코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이란, 그들 모두는 우리와 매우 빨리 협상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란은 엄청나게 협상을 하고 싶어 한다”면서도 “그들(이란)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바이든과 더 협상을 하고 싶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중국·이란은 트럼프가 당선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신속하게 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북·미 대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함을 재확인했다. 이번 발언에는 미국 대선 기간 중에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