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스티드 페이트 전성시대는 계속된다. 10.15패치에서 ‘카드 뽑기(W)’의 1레벨 재사용 대기시간이 6초에서 8초로 늘어나는 너프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여전히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밴픽창에 얼굴을 비춘다. 오히려 10.15패치가 적용된 8주차부터 밴픽률이 100%(7일 기준 11세트 중 9회 밴, 2회 픽)로 올랐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7월 말 10.15패치를 적용한 뒤 패치 노트를 통해 “트위스티드 페이트가 프로 및 최상위권 플레이에서 스플릿 푸시를 하며 맵 전체를 압박하는 능력 때문에 너무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 게임 초반 공격로 압박과 미니언 무리 처치 능력을 감소시켰다”고 설명했다. 챔피언의 초반 라인 푸시 능력을 하향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 6일 10.15패치가 LCK에 적용된 이후에도 여전히 선수들은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즐겨 쓰고 있다. 동시에 상대방의 활용을 밴 카드로 견제하고 있다. 트위스티드 페이트와 찰떡궁합으로 여겨지는 핵심 룬 ‘봉인 풀린 주문서’가 함께 너프 당했지만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10.15패치가 적용된 이후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단 두 번 등장했다. 나머지 경기에선 전부 밴을 당한 까닭이다. 그렇지만 모습을 비췄을 때 임팩트는 강렬했다. 담원 게이밍 ‘쇼메이커’ 허수가 6일 젠지전 3세트에서 4킬 0데스 10어시스트를 기록했고, KT 롤스터 ‘유칼’ 손우현이 7일 한화생명e스포츠전 3세트에서 3킬 1데스 14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카드 뽑기 너프의 효과가 예상만큼 크지 않았던 걸까. 그렇지 않다. 전적검색 사이트인 OP.GG에 따르면 50.69%였던 트위스티드 페이트의 솔로 랭크 승률은 10.15패치 이후 49.53%로 감소했다. 예전처럼 게임 초반에 라인을 빠르게 민 뒤 다른 라인에 개입하는 플레이가 어려워진 까닭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1레벨에 배우는 스킬을 바꿔 트위스티드 페이트의 초반 라인 푸시 능력을 되살렸다. 허수와 손우현은 카드 뽑기가 아닌 ‘속임수 덱(E)’을 찍었다. 이 스킬에는 공격속도 증가 패시브와 네 번째 기본 공격마다 추가 마법 대미지를 더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두 선수는 속임수 덱을 십분 활용, 1레벨부터 기본 공격만으로 상대 챔피언을 강하게 견제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갔다.
허수가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플레이한 담원 대 젠지전 3세트의 초반 라인전 상황이다. 1레벨 트위스티드 페이트 주변에 속임수 덱의 충전 이펙트가 보인다. 허수는 ‘부패 물약’의 마법 피해 효과까지 더해 상대방(갈리오)의 체력을 절반 이하까지 깎았다.
중계 화면에 잡히지는 않았지만, 한화생명과 대결에서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플레이한 손우현 역시 1레벨에 속임수 덱을 배웠다고 한다. 그 또한 상대방을 강하게 견제하는 전략으로 1레벨 때 ‘미르’ 정조빈(사일러스)의 체력 포션 1개를 소모시켰다.
한화생명전 직후 국민일보와 만난 손우현은 10.15패치에서의 트위스티드 페이트 활용과 관련해 “원거리 챔피언 상대로는 라인전이 어려워졌지만, 근거리 챔피언 상대로는 1레벨에 속임수 덱을 배우면 돼 변한 점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우현은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인원수 싸움을 할 때 ‘사기적인’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상대방과 우리 팀 사이에 궁극기 ‘운명’을 쓰면 상대가 몹시 껄끄러워한다. 오늘도 이 부분에 포커스를 두고 플레이했다”고 밝혔다.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한동안 밴픽창에 꾸준히 얼굴을 비출 것으로 전망된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