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대회서 생애 첫승 조준한 박정민 “가족의 힘”

입력 2020-08-08 17:01
박정민이 8일 경남 양산 에이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3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선수권대회 3라운드 1번 홀에서 티샷한 뒤 공의 궤적을 살피고 있다. KPGA 제공

박정민(27)이 제63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향해 바짝 다가갔다.

박정민은 8일 경남 양산 에이원컨트리클럽(파70·6950야드)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 3라운드에서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버디 4개로 만회해 이븐파 70타를 적어냈다. 중간 합계 6언더파 204타로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을 지켰다.

박정민은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던 함정우가 이날 1타를 잃고 중간 합계 5언더파 단독 2위로 내려가면서 단독 선두로 남았다. 2012년에 코리안투어로 데뷔한 박정민은 지금까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투어 데뷔 8년 만에 투어 메이저 대회인 KPGA 선수권대회에서 첫 승을 조준하고 있다.

박정민의 프로 인생은 좀처럼 빛을 받지 못했다. 데뷔 시즌에 바로 시드를 잃고 챌린지투어에서 활동했다. 그 이후로 대리운전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5년을 버티고 2016년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 공동 29위에 올라 이듬해 코리안투어로 복귀했다.

박정민이 8일 경남 양산 에이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3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선수권대회 3라운드를 마친 뒤 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KPGA 제공

박정민의 기량 향상을 이끌어낸 것은 가족이다. 박정민은 지난해 1월 23일에 혼인신고를 하고 그해 7월 결혼식을 계획했지만, 맏아들을 얻으면서 미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결혼식을 다시 연기한 상태에서 둘째를 얻었다. 둘째의 출산 예정일은 오는 9월 15일이다.

이제 프로 이력에 1승을 올릴 기회가 눈앞에 놓였다. 박정민은 3라운드를 마친 뒤 “첫째 아들이 아기였을 때는 잘 몰랐다. 아들이 조금씩 크면서 ‘아빠’라고 말해 줄 때 무언가 새로운 감정이 들었다.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계기가 됐다. 가족과 함께 하면서 골프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장맛비를 쏟는 날씨를 우승 판세의 변수로 봤다. 컷오프라인을 통과해 3라운드에 임한 62명 가운데 언더파를 적어낸 선수는 6명밖에 없다. 어렵게 꽂힌 핀에 악천후까지 겹친 탓이다.

박정민은 “날씨가 변수일 것”이라며 “언더파를 쳐야 우승할 것 같다. 1~2라운드만 잘 치는 선수가 아닌 3~4라운드에서도 잘 치는 선수가 되도록 남은 하루에 최선을 다하겠다.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하는 것이 처음이지만 긴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