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職)’이 아닌 ‘집’을 택했다” 미래통합당 이은혜 대변인
“공직은 짧고 집값은 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다주택 참모로 논란이 계속됐던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야당은 “직(職)을 버리고 집을 택했다”고 비꼬았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공직은 짧고 집값은 길다”며 조롱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7일 춘추관 긴급 브리핑에서 “노영민 비서실장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오늘 오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괄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은 김조원 민정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등 5명이다.
이들의 일괄 사의 표명의 직접적인 배경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 악화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최근 상황에 종합적 책임을 지겠다는 뜻에서 사표를 낸 것”이라며 설명했다. 부동산 대책 등에 대한 비판여론을 의식한 것이냐는 질문에도 ‘종합적 판단’이라는 원론적인 대답만 내놨다.
이 중 다주택자는 김조원‧김외숙‧김거성 수석 등 3명이다. 노 실장은 현재 1주택자지만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서울 강남구 서초구 반포동과 충북 청주시에 2채를 보유했던 다주택자였다. 매각할 주택이 반포 아파트가 아닌 청주 아파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김조원 수석도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잠실동 등 ‘강남 노른자’에만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채 처분을 미루는가 하면 잠실 아파트를 처분하겠다며 시세보다 2억 원 가량 비싼 가격에 내놔 ‘꼼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들의 사의 표명이 알려진 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이번 발표를 보면 대충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보여주기식 꼬리 자르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국정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부동산 실정의 김현미(국토부) 장관과 김상조 정책실장, 민주주의와 법치를 앞장서서 무너뜨린 추미애(법무부) 장관, 방송 중립성을 훼손한 한상혁 방통위원장부터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며 “‘강남 두 채’ 김조원 민정수석은 결국 ‘직’이 아닌 ‘집’을 택했다. 내놓은 집이 안 팔려서 1주택 못한다던 김외숙 인사수석도 불행인지 다주택자로 남게 됐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공직은 짧고 집값은 길다”며 “시간은 다가오고 매각은 곤란하며 판단은 안 어렵다”는 촌철살인의 글을 남겨 많은 네티즌의 호응을 얻었다. 한편 노 실장 후임으로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 최재성 전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