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를 잡고 ‘꿈의 무대’를 향해 한걸음 더 가가갔다.
맨시티는 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시티오브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가브리엘 제주스의 1골 1어시스트를 앞세워 레알을 2대 1로 제압했다.
맨시티와 레알의 16강 1차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지난 2월 27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렸다. 당시에도 맨시티가 2대 1로 승리했다.
무려 5개월을 넘는 시간 간격을 두고 펼쳐진 16강전에서 맨시티는 최종 전적 2승, 최종 스코어 4대 2로 승리해 8강으로 진출했다. 레알의 16강 탈락은 2009-2010시즌 이후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레알은 2017-2018시즌까지 3연패를 달성했던 챔피언스리그의 강자다.
레알의 주장이자 수비의 중심인 세르히오 라모스는 5개월 전 1차전에서 퇴장을 당해 이날 2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 결과가 뼈아프게 돌아왔다. 두 골을 모두 후방의 엉성한 공 처리로 빼앗겼다.
레알 수비진과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는 전반 9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불안하게 공을 주고받으며 지공했다. 제주스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지공을 끊은 뒤 골문 앞에 있던 동료 공격수 라힘 스털링에게 공을 밀어줬다. 스털링은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스털링의 맨시티 통산 100호 골.
레알은 전반 28분 맨시티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뚫은 공격수 호드리고의 크로스를 공격수 카림 벤자마가 머리로 밀어 넣어 동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수비진의 미숙한 경기 운영은 결국 결승골을 빼앗기는 빌미가 되고 말았다. 제주스는 후반 23분 레알 페널티박스 안에서 쿠르투아에게 공을 넘기려던 상대 수비수 라파엘 바란의 헤딩 백패스를 가로채 왼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레알 수비진의 중심을 잡는 라모스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다.
맨시티는 오는 16일 프랑스 올랭피크 리옹과 8강전을 갖는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는 원래 16강부터 4강까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 시즌만 한정해 8강전부터 단판승부로 변경됐다. 경기는 독일에서 열린다.
리옹은 이날 이탈리아 토리노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원정경기에서 1대 2로 졌지만 8강 진출권을 낚아챘다. 1차전 홈경기에서 1대 0으로 승리한 덕이다. 리옹과 유벤투스는 최종 전적 1승 1패, 최종 스코어 2대 2로 맞섰다. 하지만 원정에서 1골을 넣은 리옹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최종 승자가 됐다.
유벤투스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날 멀티골을 넣고도 팀의 16강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은 이제 9일 오전 4시에 열리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과 잉글랜드 첼시, 스페인 FC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나폴리의 경기만을 남기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