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 운동권‘ 허인회 결국 구속…국회 납품 청탁 의혹

입력 2020-08-08 04:42 수정 2020-08-08 05:03
연합뉴스

‘386 운동권’ 출신인 허인회(56) 녹색드림협동조합 전 이사장이 구속됐다. 정치권 인맥을 활용해 특정 도청 탐지 업체의 국가기관 납품을 돕고 수억 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다.

서울북부지법은 7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전 이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허 전 이사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북부지법 박지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주 우려가 있고,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5월 28일 허 전 이사장을 전기공사업법(불법하도급) 및 국가보조금관리법, 지방재정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서인선)는 지난 4일 허 전 이사장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허 전 이사장은 2015년 도청 탐지 업체 G사의 수천만 원 규모 제품 납품을 대리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 등을 만나 청탁하고 그 대가로 수억 원대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해당 업체 제품은 150곳 이상의 공공기관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과 별개로 허 전 이사장은 태양광 발전시설 설비 업체인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으로 근무하면선 직원 임금을 체불하고 무허가 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준 혐의에 대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은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었다.

허 전 이사장은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7일 오전 10시쯤 서울북부지법으로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이번 사건은 지난해 6월 한나라당(미래통합당)의 고발 이후 서울시 태양광 불법 하도급 수사로 시작됐지만 검경은 여섯 건의 별건 수사를 진행했다”며 “1년 2개월 동안 100명을 소환 조사하고 12건의 압수수색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는데 이에 대해 판사님이 잘 판단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허 전 이사장은 1980년대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386’ 운동권 출신으로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인 1985년 학생운동 단체인 전국학생총연합 아래 조직된 투쟁조직인 삼민투쟁 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과 2004년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2004년~2005년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을 지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