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 ‘유칼’ 손우현이 과감한 플레이스타일로 되돌아가겠다고 말했다.
KT는 7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 세트스코어 2대 1로 역전승했다. 6승8패(세트득실 -4)가 된 KT는 순위표에서 6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샌드박스(6승8패 세트득실 -6)를 제쳤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손우현은 이날 자신의 플레이를 놓고 몹시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자신 있게 플레이했던 것 같다”면서 과거에 자신의 장점으로 꼽혔던 과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손우현과의 일문일답이다.
-팀이 시즌 6승째를 거뒀다. 승리 소감은.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자신 있게 플레이했던 것 같다. 상대가 누구인지를 떠나 나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갖고 플레이했단 점이 마음에 든다. 그게 승리로까지 이어졌다. 옛날에 내 장점으로 꼽혔던 과감한 판단과 플레이메이킹을 다시 해내는 게 요즘의 목표다. 그리고 상체 삼인방이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요즘 스크림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들었다.
“게임을 터트릴 때는 많이 터트린다. 5분 만에 리-게임 선언을 받아낼 때도 있다.”
-솔로 랭크에서도 높은 순위에 올라있다. 자신감 향상과 직결됐나.
“나는 서머 시즌 개막 전에도 솔로 랭크는 10위권이었다. 솔로 랭크 순위와는 별개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강동훈 감독님께서 항상 해주시는 말씀도 도움이 된다. 감독님께서 ‘너를 출전시키는 건 당장의 1승과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해서가 아니다. 실력과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데 포커스를 맞춰라’라고 주문하신다.
혼자서도 내가 예전에 잘했던 이유를 생각해봤다. 그때는 상대가 누구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플레이메이킹을 하기 위해서라면 상대방에게 갖다 박기도 했다. 라인전을 강하게 했다. 어느새 이런 마인드가 없어졌던 것 같다. 그걸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1세트는 몹시 부진했다.
“경기 초반 우리 팀원이 죽지 않을 거로 생각해 탑으로 순간이동을 하지 않은 게 문제였다. 이후에는 라인전을 세게 하다가 ‘미르’ 정조빈(사일러스)에게 킬을 내줬다. 아니, 그냥 내가 못해서 죽었다.
사실 오늘 1세트는 내가 엄청난 쓰로잉(패인을 제공하는 플레이)을 해서 진 것 아닌가. 그런데도 ‘2, 3세트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다음에 다시 붙으면 이길 수 있겠다’ 싶더라.
아마 1킬 6데스인가를 기록했을 것이다. 내 고유의 플레이스타일이 잦은 데스로 이어졌다. 그런데 ‘다음 경기에서는 오늘같은 킬 데스를 기록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 못 하겠다. 계속 이렇게 자신 있게 플레이하려 한다.”
-서머 시즌도 막바지로 향해 간다. 어떤 각오로 잔여 경기에 임하려 하나.
“내가 알기로는 여전히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이 열려있고,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에 참여할 확률도 높다. 어떤 방법으로든 팀이 롤드컵에 갈 수 있게끔 힘을 보태고 싶다. 내 실력을 끌어올리고, 출전하는 경기에서 전부 이겨 포스트 시즌 무대를 밟는 게 최선일 것이다.”
-끝으로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한동안은 예전과 다르게 라인전에서 강하게 밀고 나가지 못했다. 무서우니까, 죽을 거 같으니까 시도 자체를 안 하게 되더라. 이제 마인드 자체를 바꿨다. 죽더라도 한 명을 데려가든지, 스펠이라도 빼든지 하려 한다. 죽음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플레이하려는 버릇을 들였다.
솔직히 팬분들의 시선으로 봤을 때 지금의 내가 ‘잘하는 선수’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봤을 때도 지금의 나는 누구든지 이길 수 있고, 누구에게든 질 수 있는 상태다. 앞으론 누구든 이길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