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새 감독은 유상철 이임생 아닌 ‘조성환’

입력 2020-08-07 15:56
조성환 감독.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프로축구 K리그1 최하위팀 인천 유나이티드의 새 감독으로 조성환 전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선임됐다. 유상철 명예감독에 이임생 전 수원 삼성 감독까지 계속해서 감독 선임을 타진하다 엎어지는 난항을 겪었던 인천은 조 감독 체제에서 강등 탈출에 도전하게 됐다.

인천은 제 11대 사령탑으로 조 감독을 선임했다고 7일 공식 발표했다. 인천은 “여러 감독 후보군 중 현재 인천이 처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함께 극복할 수 있는 경험을 지녔는지 살폈다”며 “선수와 지도자로서 풍부한 경험을 지닌 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1시즌까지다.

조 감독은 수비수 출신으로 전북 현대 코치와 유스팀 감독, 제주 2군 감독 등을 거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2015년엔 제주의 1군 감독으로 승진해 2016년 리그 3위·2017년 정규리그 준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2017~18년 2년 연속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등 굵직한 성과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초반 성적 부진 끝에 자진 사퇴한 바 있다.

조성환 감독.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조 감독 앞에 놓인 인천의 최근 상황은 심각하다. 인천은 5무 9패로 K리그1 최하위에 쳐져 있다. 11위 FC 서울과의 승점차가 8점까지 벌어져 있는 데다 시즌 일정이 단축된 올 시즌 리그 일정은 단 14경기 밖에 남아있지 않다. 최근 선수단 내 파벌이 있다거나 프런트의 선수단 간섭이 심해 갈등이 불거졌다는 등 흉흉한 소문까지 돌고 있다.

‘생존왕’ 인천을 잔류시키기 위한 힘겨운 도전에 나서게 된 조 감독은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남 FC전에서 데뷔전을 치룰 전망이다. 조 감독은 “빠르게 팀 특성을 파악해 열정적인 팬들의 기다림과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인천은 2전3기 끝에 어렵사리 조 감독을 선임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팀 최다 7연패를 기록한 임완섭 감독이 취임 후 한 시즌을 소화하지 못하고 물러난 뒤 인천은 지난 시즌 췌장암 투병으로 지휘봉을 내려 놓은 유상철 명예 감독을 감독으로 복귀시키려다 철회했다. 완치 판정을 받지도 못한 유 감독을 스트레스가 극심할 수밖에 없는 프로 감독직에 복귀시키려 했단 점 때문에 여론의 비판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 뒤엔 지난 5일 이임생 전 수원 감독과 계약을 체결하려다 직전에 협상이 결렬됐다. 수원에서 하차한 뒤 단 3주 밖에 되지 않은 이 전 감독을 인천이 복귀시키는 데 대해 또 다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돼서다.

대내외적으로 창단 후 가장 큰 어려움에 봉착한 인천을 조 감독이 기사회생시킬 수 있을지, 향후 인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