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사람들’로 채워진 대검…더 고립된 윤석열

입력 2020-08-07 15:5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단행한 두 번째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 ‘총장 참모’로 불리는 대검찰청 부장급 간부를 대거 교체했다.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을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이성윤(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고, 추 장관의 참모로 일한 조남관(24기) 법무부 검찰국장은 고검장급으로 승진해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겼다. 친정부 인사로 불리는 이들이 대거 승진하면서 윤 총장의 고립은 더욱 심화됐다.

법무부는 7일 검찰 고위 간부 26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11일자로 단행했다. 고검장급 2명, 검사장급 6명 등 총 8명이 승진했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는 이 지검장이 유임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을 여권 관련 수사를 맡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건의 공소 유지도 담당한다. 추 장관이 이 지검장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셈이다.

윤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주요 보직 가운데 이정수(26기) 기획조정부장을 제외한 모든 검사장급 이상 부장이 전보 조치됐다. 대검 차장에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조 국장이 임명됐다. 이 지검장 휘하에서 수사를 이끌던 서울중앙지검 이정현(27기) 1차장, 신성식(27기) 3차장은 각각 대검 공공수사부장과 반부패·강력부장을 맡게 됐다. 조 전 장관 시절 검찰개혁추진지원단 부단장을 맡았던 이종근(28기) 남부지검 1차장은 대검 형사부장에 승진·발탁됐다.

반면 윤 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윤대진(25기) 사법연수원 부원장과 이두봉(25기) 대전지검장, 박찬호(26기) 제주지검장, 한동훈(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이원석(27기) 수원고검 차장 등은 인사에서 제외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윤 총장이 더욱 고립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검찰 간부는 “총장의 힘을 빼놓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이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조남관 검찰국장 등 호남 출신이 핵심 요직을 차지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추 장관은 신규 검사장 인사와 관련해 윤 총장에게 의견을 물었지만, 윤 총장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검찰의 중심을 형사·공판부로 이동하기 위해 우수 형사부장 등 형사·공판부에서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해온 검사들을 적극 우대하고, 민생과 직결된 형사 분야의 공인 전문검사를 발탁했다”고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