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스포츠뉴스 댓글 서비스를 잠정 폐지키로 했다. 여자 프로배구 고유민 선수가 스포츠뉴스에 달린 악성 댓글에 고통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7일 이날 오후 4시부터 스포츠뉴스 댓글 서비스를 잠정 폐지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건강한 소통과 공론을 위한 장을 마련한다는 댓글 본연의 취지와 달리, 스포츠 뉴스 댓글에서는 특정 선수나 팀, 지역을 비하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악성 댓글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고 서비스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카카오는 또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연예뉴스 댓글과 인물 관련 검색어를 잠정 폐지한 것을 시작으로 악성 댓글 제재 강화, 댓글 영역 노출 설정 등 개인의 인격과 명예,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와 노력을 했다”며 “스포츠뉴스 댓글 잠정 중단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네이버도 스포츠뉴스에서 댓글 서비스를 잠정 폐지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이날 공식 블로그 ‘네이버 다이얼’에 “일부 선수를 표적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비하하는 댓글이 꾸준히 생성됐다”며 “모니터링과 기술을 강화했지만, 최근 악성 댓글 수위와 그로 인해 상처받는 선수들의 고통이 간과할 수준을 넘었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네이버는 이달 중 스포츠 뉴스 댓글을 우선 중단하기로 했다. 실시간으로 응원하는 팀과 선수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스포츠 경기 생중계의 라이브톡은 현행 유지하고, 대신 욕설 등 악의적인 내용을 걸러낼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클린봇 2.0’ 기술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숨진 채 발견된 여자 프로배구 고유민 선수가 생전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 스포츠뉴스 댓글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었다.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이달 4일 포털 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국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