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비·구명조끼 덕분” 의암댐 실종자, 13㎞ 떠내려가다 극적 구조

입력 2020-08-07 06:16
6일 오전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뒤집힌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급류를 타고 수문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의암댐 사고로 급류에 휩쓸려가던 60대 남성이 구명조끼와 우비를 착용한 덕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앞서 6일 오전 11시30분쯤 강원 춘천시 의암댐 상부 500m지점에서 선박 3척이 전복되며 7명이 실종됐다.

실종자를 구조한 수상레저업체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30분쯤 업체 직원이 선착장에서 강물을 주시하던 중 100m 떨어진 곳에서 떠내려가는 곽모(69)씨를 발견했다. 이를 전달받은 업주 김현도(60)씨는 레저 보트를 끌고 구조에 나섰다.

김현도씨는 레저 보트로 1㎞를 달린 끝에 곽씨에 다다랐다. 김씨가 손을 내밀자 곽씨는 남은 힘을 짜내 김씨의 손을 잡았다. 구조 당시 곽씨는 웅얼거리듯 간신히 입을 여는 정도였고, 탈진과 저체온증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6일 오후 경기 가평군 남이섬 선착장 인근 북한강에서 소방대원들이 의암댐 선박 침몰 사고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연합

선착장으로 돌아온 김씨는 곧장 119에 신고했다. 의암댐 사고현장에서 곽씨가 구조된 지점까지는 13㎞에 이른다. 댐 수문으로 빨려 들어가고 30리가 넘는 거센 물살을 견뎌낸 뒤 1시간여 만에 구조된 것이다.

김씨에 따르면 구조 당시 곽씨는 구명조끼와 함께 우비 상하의를 입고 있었다. 김씨는 곽씨가 착용했던 우비가 체온유지에 도움을 줬다고 추측했다. 곽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발생했다. 폭우로 떠내려가는 인공 수초섬을 고정하기 위해 행정선과 민간 업체 보트에 경찰정까지 투입됐으나 고박에 실패하고 철수하는 과정에서 선박 3대가 동시에 전복됐다.

이 사고로 7명이 실종돼 이모(69)씨가 숨진 채 발견되고 곽씨가 극적으로 구조됐으며, 나머지 5명은 현재까지 실종 상태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