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6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의암댐 보트 침몰 사고 현장을 찾아 집중 호우 상황에서 안전에 부주의했다며 사고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또 “국민께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했다.
이날 오후 현장에 도착한 정 총리는 정문호 소방청장으로부터 실종자 수색 상황을 보고 받았다. 정 총리는 “장마가 오고 나서 실종자가 많다. (안전에 대한) 주의를 많이 환기한 거 같은데 이런 사고가 났으니 국민들에게 뭐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전복한 선박 중 하나인 행정선(환경감시선)에 기간제 공무원들이 타고 있던 점을 보고 받고는 “(안전수칙에 대한) 훈련이 잘 안 돼 있는 직원들이었겠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소방공무원이나 경찰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 공무원들이 수시로 이런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 많기 때문에 단단히 대비책을 갖춰야 할 듯하다”며 “제가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도 여러 번 주의 환기를 해달라고 말씀을 했는데 정말 국민들에게 부끄러워서 낯을 못 들겠다”고 재차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게 단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사고 현장을 둘러보며 수초섬 고박 작업 과정에서 사고가 난 점도 지적했다. 이번 사고는 의암호 수질 정화를 위해 설치된 인공 수초섬이 폭우로 인한 댐 방류로 물살이 거세지며 떠내려가는 것을 막으려 발생했다.
정 총리는 “위험한 상황이지 않나. 물살도 빨랐을 것”이라며 “그땐 떠내려가게 둬야지 판단을 현장에서 잘 못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동행한 소방 관계자는 “철저하게 안전을 지키고 안전장구를 착용한 상태에서 (수색작업을) 하게 하겠다”고 했다.
춘천시청 관계자를 향해서는 “제대로 훈련받은 지휘관이 있어야 하고 (구조물 고정 작업에 투입할지 여부에 대해) 적절하게 의사결정을 해야 했다”며 “사람 생명이 걸렸는데 (수초섬이) 떠내려가면 그냥 두어야 하지 않나”라고 질책했다. 이후 사고 발생 현장을 둘러본 정 총리는 “(수초섬이) 떠내려가면 그만이지 그걸 왜…”라고 말을 잇지 못하며 “너무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실종자 가족을 만나 위로를 전했다. 정 총리를 만난 실종자 가족들은 유실되는 구조물 작업에 투입돼 인명 피해를 입었다고 항의했다. 정 총리는 “말씀하신 것하고 똑같은 생각”이라며 “사고가 생겨 아까운 인명이 희생됐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강원 춘천 의암댐에서 경찰정과 환경감시선, 쓰레기수거선의 침몰로 인명피해 발생했다. 총 8명 중 2명이 구조됐고 1명이 사망했다. 5명은 실종 상태다. 의암호 수질 정화를 위해 설치된 인공 수초섬이 떠내려가는 것을 막다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