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 중이다.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6일 경찰과 남구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쯤 남구 한 빌라와 1층 주차장에서 50대 남편 A씨와 40대 부인 B씨, 20대 딸 C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집 화장실에서, B·C씨는 주차된 차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출근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직장 동료가 A씨의 집을 찾았다가 이들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일가족은 9일 전쯤 숨졌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CCTV에는 사건 당일 3명의 행적이 찍혀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가족은 수년 전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 모두 일을 하고 있었지만 안정된 직장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들 3명은 최근 3년간 고용보험에 가입한 이력이 없었다. 평소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는 등 생활이 어려웠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집세는 밀리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경제 사정이 안 좋아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것은 채무 여부 등을 조사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직까지 유서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남구로 이사 왔다. 남구는 이들이 따로 복지대상 여부를 상담하기 위해 방문하거나 연락한 적이 없다고 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도 아니라고 했다. 해당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이사 오기 전 지역에서 복지대상 기록이 있으면 그 정보가 함께 넘어오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며 “부부가 아직 젊고 긴급복지 상담 이력도 없어 생활고 여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