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의 젊은 초선 여성 의원들이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1대 최연소 국회의원인 류호정(28) 의원과 정의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장혜영(33) 의원은 총선에서 각각 비례대표 1, 2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이들은 지난달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조문을 공개적으로 거부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류 의원은 성추행 피해자를 언급하며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 저는 조문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고, 장 의원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애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 비판이 쏟아졌고 정의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적지 않았지만, 두 의원은 소신을 거두지 않았다.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져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추모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사과한다”며 수습하려 했는데, 장 의원은 “심 대표의 사과는 솔직히 당황스럽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류 의원은 이번에는 ‘원피스 논란’으로 다시 핫이슈가 됐다. 류 의원은 6일 CBS 라디오에서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전날 청년포럼에 참석했는데 이때 입은 빨간색 원피스를 본회의 때도 입기로 청년 의원들과 약속했다”며 “이렇게 논란이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여성 의원들뿐 아니라 남성 중진 의원들도 류 의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꼰대 정치는 가야 한다”고 했고,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도 “의상을 문제 삼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류 의원의 의도된 원피스 차림으로 벌어진 논쟁이 국회의 지나친 엄숙주의를 깨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의원의 당찬 행보도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달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3선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 도중 ‘절름발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명백한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6일 “깊이 반성한다”며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 문제에 좀 더 세심한 관심을 쏟겠다”고 했다. 장 의원도 “이렇게 한 걸음 나아가주셔서 참 반갑다”고 화답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