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역사를 새로 썼다. 모바일·PC 사업부를 통합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 이후 개발과 서비스 모두에서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5일 출시한 ‘바람의나라 연’ 등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결과물인 터라 앞으로도 더 가파른 우상향 고공행진이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6일 게임업체 넥슨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연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7301억 원(644억 6600만 엔), 영업이익은 3025억 원(267억 1100만 엔), 순이익은 한화 2238억 원(197억 6300만 엔)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올랐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06%, 3% 상승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을 약 41%다.
상반기(1, 2분기)를 통으로 보면 매출은 반기 최대치인 1조 6674억 원(엔화 1,472억 엔 이하)을 기록했으며, 상반기 영업이익은 7,730억 원(엔화 683억 엔)을 달성했다.
이 같은 고공행진은 한국 지역에서의 성과가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넥슨은 PC 스테디셀러 게임과 신규 모바일 게임들의 동반성장에 힘입어 이번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한 7301억 원(645억 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성과다. 플랫폼의 확장성도 두드러진다. 전체 PC 게임 매출과 모바일 게임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 24% 증가하며 양대 플랫폼 모두 성장세를 이었다.
▶응집력 강화한 조직 개편, 성과로
올해 2분기 넥슨은 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흥행을 이어가던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PC 스테디셀러 게임들의 성장세를 일궈냈다. 세 게임의 국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1%, 49%, 103% 성장했다. 라이브 게임 서비스 역량은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게임들을 지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서비스하는 등 일련의 모든 작업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넥슨 코리아는 지난해부터 국내를 중심으로 개발과 투자, 인재배치에 이르기까지 회사의 대내외 모든 부문에서 대대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모바일·PC 사업부를 통합한 게 가장 큰 변화다. 자체 내부평가를 통해 성공 가능성이 큰 프로젝트에 자원을 집중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게 주된 골자다. 이후 내놓은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V4’는 구글 플레이 매출 최상위권에 오르며 신호탄을 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바람의나라: 연’ 등 최근 출시된 게임들 역시 뛰어난 성적표를 받았다.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넥슨의 선택과 집중은 고스란히 2분기 성과로 연결됐다. 넥슨의 국내지역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성장했고, 플랫폼별로도 PC 온라인 부문 62%, 모바일 부문은 88%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올해 초 임직원 신년사에서 “올해는 우리가 가진 라이브 서비스 역량에 더욱 투자하여 ‘초격차’를 만들어 내보려 한다. 또 신작들을 더욱더 갈고 닦아서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해 보려 한다”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실제 행보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원더홀딩스와 2개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각각의 법인에서 ‘마비노기 모바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규 타이틀을 전담 개발하게 했다. 넥슨에 따르면 합작법인은 독창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도전 기회를 제공하는 개발 환경을 조성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신작을 완성하는 데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비로소 해낸 PC·모바일 균형 성장… 모바일 출시작 연타석 홈런으로 건실한 포트폴리오 구축
국내에서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여준 메이플스토리는 글로벌 지역에서도 흥행가도를 달리며 전체 PC 플랫폼 매출을 이끌었다. 메이플스토리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73%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남미와 기타 아시아 지역에서도 217%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넥슨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모바일 부분에서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넥슨 모바일 출시작들의 연이은 흥행으로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고, 4분기 연속 성장을 지속 중이다.
넥슨은 지난해 론칭한 ‘V4’가 장기 흥행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2020년 출시한 모바일 게임들도 쾌속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5월 출시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서비스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3위에 등극한 후 4일 차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및 구글 플레이 매출 10위권에 진입했다. 8월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 10위권 중 유일한 캐주얼 레이싱 게임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RPG와 전략게임이 성행하는 근래 모바일 시장 생태계에서 대중적인 장르로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서비스 두 달여 만에 누적 글로벌 이용자 수는 누적 1500만 명을 돌파했다. 일간 최대 이용자는 357만 명에 달한다.
지난 6월 출시된 ‘FIFA 모바일’은 축구 게임 장르로는 이례적으로 모바일 시장에서 흥행의 새 역사를 쓰는 중이다. ‘FIFA 모바일’은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고, 올 2분기 국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내려받은 모바일 게임(앱애니 7월 10일 발표 기준)으로 등극했다. 현재까지 구글플레이 스포츠 게임 장르 부문 1위 기록과 전체 매출 순위에서도 탑 10안에 진입하는 등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던파 모바일’ 나오기도 전에 대박 쐈다
넥슨은 대중적인 IP(지식재산권)를 다수 보유 중이다. 유명 IP는 플랫폼을 넘나드는 데 있어서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에서 흥행 중인 PC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는 오는 12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로 재해석되어 출시한다. 올해 모바일게임 최대어로 꼽히는 이 게임은 출시를 앞두고 사전예약 6000만에 달하는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 최초 PC 온라인게임으로 알려진 ‘바람의나라’ 또한 넥슨이 보유 중인 대표적인 IP다. 지난 7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 ‘바람의나라: 연’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당일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에서 1위를 기록했다. 다음날 원스토어 최고 매출 1위에 올랐고, 구글 플레이에서는 최고 매출 2위까지 오르며 저력을 입증했다.
출시하는 모바일 신작들의 연이은 흥행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기대감으로 앞으로 넥슨의 실적 우상향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넥슨은 오는 3분기 매출 전망치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63%, 영업이익은 최대 5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외에도 넥슨은 ‘카트라이더’ IP를 활용해 콘솔과 PC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멀티 플랫폼으로 개발 중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을 통해 글로벌 게임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진다.
넥슨 오웬 마호니 대표이사는 ”넥슨은 2분기 기록적인 성과를 통해 자사의 강력한 IP 파워와 탁월한 운영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하반기 준비 중인 신작들에도 적극적인 투자와 자원을 집중해 양질의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