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선 돌파 ‘파죽지세’ 코스피… 고점일까, 더 오를까?

입력 2020-08-06 16:45 수정 2020-08-06 16:58

최근 2300선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가 3거래일 연속으로 연고점을 갈아 치우며 순항하고 있다. 코로나19 쇼크가 불거진 지난 3월 1400선까지 폭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5개월 새 환골탈태했다. 비록 코로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난 건 아니지만 상승 흐름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고무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제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은 ‘얼마나, 언제까지 오를까’에 쏠린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조 속에 ‘바이오·언택트(비대면) 랠리’가 한동안 이어질 거란 관측이 대세를 이루지만, 일각에선 기업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들어 단기 조정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75 포인트(1.33%) 오른 2342.6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0.81% 상승한 854.12로 장을 마감해 2년2개월 만에 850선을 넘어섰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충격에도 코스피가 2300선을 돌파했다는 건 최근 2년 간 증시를 끌어내렸던 변수들이 극복됐거나, 그 이상의 호재를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견인한 건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대표되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행렬이었다. 이들은 코로나 변동장에서 유망 산업으로 꼽히는 종목들을 잇따라 ‘갈아타기’하며 증시 회복을 주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코스피 개인 순매수 1~3위를 기록한 건 삼성전자(약 4367억원)와 현대차(3812억원), SK하이닉스(3377억원) 등 시가총액 최상위 우량주였다. 5월 들어선 언택트 열풍과 더불어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대형 핀테크) 종목에 러브콜이 쏟아졌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SK바이오팜 등 수익률이 높은 바이오주가 개인 순매수 상위 10위권을 휩쓸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외국인 매도세도 잦아들며 상승 동력을 키웠다. 지난 6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총 800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던 외국인은 지난달에는 8955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약세 환경이 마련된 가운데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입장에서 국내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쉴 새 없이 오른 증시의 상승 피로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 수준에 이르렀다. 통상 PER이 11배를 넘어서면 고평가 구간으로 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 전망치는 코로나 사태 직전보다 28.4% 감소했고 아직도 하향 조정 중”이라며 “높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감안하면 2300선이 코스피 연간 고점 부근으로 보여지며, 2010~2016년 박스권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오 등 특정 업종으로의 쏠림 현상도 변수로 거론된다. 올 들어 한국거래소가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한 22건 가운데 바이오 관련 종목만 12건에 달한다. 코로나 백신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한 탓이다. 김 센터장은 “시장에 언택트와 바이오 등 아주 비싼 주식과 금융, 전통적 경기 민감주 등 아주 싼 주식만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민철 조민아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