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센터 제2전시장 건립될까…오락가락 행정 도마

입력 2020-08-06 14:51

광주시가 추진 중인 김대중컨벤션센터(KDJ센터) 제2전시장 건립사업이 본격화 된다. 하지만 1년 동안 건립부지를 2차례 변경하는 등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해 행정불신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주시는 “마이스(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 육성을 위해 KDJ센터 2전시장을 제1주차장(치평동1156)에 짓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2005년 9월 개관 이후 2012년 한차례 전시·컨벤션 공간을 증축했으나 가동 수요가 포화상태에 달한 데 따른 것이다.

KDJ센터는 지난해 기준 가동률이 80%를 넘긴 데다 대규모 국제회의 등을 원활히 유치하기 위해서는 전시·컨벤션 면적을 더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건립부지로 확정된 제1주차장 1만8932㎡는 현 KDJ센터에서 도로 대각선 건너편이다.

기본·실시설계 등을 거쳐 오는 2022년 1000억여원을 들여 착공해 2024년까지 연면적 8000~1만㎡ 규모로 신축할 제2전시장은 기존 주차장 부지에 짓게 될 경우 부지매입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는 제2전시장이 문을 열면 전시·컨벤션 매출증대와 함께 잠재적 수요가 1.3배 늘고 4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4000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두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시는 1년 동안 건립부지 선정과정에서 갈지자걸음을 했다.

당초 지난해 8월 KDJ센터와 가깝고 사업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며 제1주차장을 건립부지로 발표한 시는 올 들어 지난 5월 부지면적이 건축에 용이한 직사각형에 가깝다며 5·18자유공원으로 제2전시장 건립장소를 변경했다.

5·18자유공원 2만1750㎡은 넓고 반듯한 직사각형이지만 제1주차장은 부지모양이 길쭉한 삼각형으로 건축 ·공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5·18단체 등이 “5·18자유공원 내 5·18자유관 등 광주민주화운동 사적이 훼손된다”며 반대하고 나서자 우여곡절 끝에 3개월여 만에 이를 포기하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간 것이다.

시는 5·18자유공원에 욕심을 냈지만 영창 등 사적훼손과 5·18자유관 이설 등에 반발한 5·18 단체 회원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1년 사이 건립부지 선정을 두고 지난해 8월 제1주차장→올해 5월 5·18 자유공원→올해 8월 제1주차장으로 시간만 허비했다.

시가 사업비 전액을 충당해야 되는 1000억원이 넘는 예산확보 방안도 여의치 않다. 향후 산업통상자원부 전시산업발전위원회 심의,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투융자 심사,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등 정부 심사 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KDJ센터는 시가 자본금 1766억원을 전액 출자해 문을 연 지방공사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제적 지명도를 활용해 국제회의 등을 유치하자는 차원에서 명명됐다.

개관 이전 부산 벡스코와 유사한 젝스코(GEXCO)라는 이름을 붙였다가 시민의견을 수렴하는 여론조사를 거쳐 영어 약칭 KDJ센터로 명칭을 바꿔 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김 전 대통령의 흉상, 핸드 프린트, 생전 사용한 지팡이 등 유품, 재임 중 외국 국가원수로부터 받은 선물 등을 전시한 공간이 한켠에 마련돼 있다.

광주·전남지역의 유일한 전시·비즈니스 업무 대여시설로 전시장이 9072㎡, 컨벤션 면적이 2955㎡다.

1층 전시관 2~3층 중소회의실, 4층 컨벤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컨벤션동과 전시동이 분리돼 3층에서 합쳐지는 독특한 건물 형태다.

시 관계자는 “KDJ센터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제2전시관이 시급히 건립돼야 한다”며 “사업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행정절차를 밟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