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 살아난 류현진, 8K 무실점으로 첫승

입력 2020-08-06 13:32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가진 2020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경기 1회말에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류현진(33)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첫 승을 수확했다. 개막하고 2주간 부진했지만,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자를 만큼 마음을 다잡고 올 시즌 세 번째로 오른 마운드에서 ‘괴력’을 되찾았다. 류현진이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잡은 15개의 아웃카운트 중 절반 이상인 8개는 삼진이었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2대 1로 이긴 2020시즌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토론토의 선발투수로 등판해 5이닝을 1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은 2-0으로 앞선 6회말에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토론토 불펜은 그 이후로 1점만 빼앗기고 류현진의 승리를 지켰다.

류현진은 올 시즌 1승 1패 평균자책점 5.14점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8.00으로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은 크게 내려갔다. 승수를 늘리면 평균자책점을 더 내릴 수 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에이스로 활약했던 지난해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30개 팀 투수를 통틀어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통산 승수는 55승(34패)으로 늘어났다. 이제 김병현(54승 60패 86세이브·은퇴)을 앞질렀다. 박찬호(124승 98패·은퇴)에 이어 한국인 메이저리그 투수 통산 다승 2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올 시즌에 승수를 쌓을 기회는 부족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막일을 4개월이나 연기하고, 팀당 경기 수를 기존 162회에서 60회로 크게 줄인 올 시즌 류현진에게 남은 등판 기회는 10회 안팎으로 예상된다. 류현진은 2013년 다저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뒤 부상과 후유증에 시달렸던 2015~2018년을 제외하고 14승씩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이를 의식한 듯 재기를 서둘렀다. 지난 5일 미국 언론들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그동안 뒷목을 덮을 만큼 길었던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나타나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류현진은 그동안 변화를 요할 때마다 헤어스타일 변신을 시도했고 결국 성공을 이끌어냈다. 이번에도 통했다.

류현진은 이날 공 84개 중 52개를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꽂아 넣었다. 가장 빠르게 날아든 공은 시속 146㎞를 찍었다. 5회말까지 아웃카운트 15개를 잡는 동안 8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유일하게 허용한 안타 1개는 2회말 1사에서 동료 3루수 브랜든 드루리가 포구 위치를 잘못 판단해 애틀랜타 5번 타자 애덤 듀발에게 1루를 열어준 내야 안타였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모처럼 힘을 발휘했다. 애틀랜타는 좌완인 류현진에게 맞서 우타자 8명으로 타선을 꾸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우타자에게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아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류현진의 공 84개 중 32개를 체인지업으로 집계했다.

애틀랜타는 류현진 이후의 토론토 마운드를 공략해 반격을 시도했다. 류현진에게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토머스 해치는 7회말 듀발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토론토 마무리투수 앤서니 배스는 9회말 1사 1·2루로 몰린 위기에서 병살타를 유도해 세이브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경기를 마치고 화상 인터뷰에서 “구속에 힘이 붙고 있지만, 지난해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