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의 미래를 이끌 신성장산업 부문에서 부산의 위상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은 물론 다른 지방 대도시와 비교해도 우려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품목별 수출통계로 본 부산지역 신성장산업 위상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보면 부산의 미래먹거리인 신성장산업은 암울하다.
이 보고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신성장산업과 수출성장동력산업에 속한 총 11개 품목군의 수출 실적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지난해 부산에서 신성장산업에 속한 품목군 수출실적은 25억 달러에 불과했다. 126억 달러인 서울의 5분의 1 수준, 112억 달러인 인천과 비교해도 4분의 1 수준이다.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의 지난해 신성장산업 품목군 수출실적 123억 달러 중 부산의 비중은 19%로 가장 낮았다. 울산이 58억 달러로 53.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경남이 40억 달러로 27.6%를 차지해 부산보다 높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 대유행(팬더믹) 상황에서도 국내 전체 상반기 신성장산업 품목군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4.5% 증가했다. 하지만 부산은 오히려 14.6% 감소했다. 이처럼 부산의 신성장산업 품목군 수출이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은 다른 대도시에 비해 양적·질적으로 모두 취약한 것은 산업구조 때문이다고 부산상의는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부산의 수출 비중을 보면 농수산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의류 등의 소비재가 전체의 64.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항공·드론(17.5%) 플라스틱 제품(13.4%) 정밀화학원료(1.6%)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차세대 반도체 수출은 1.1%에 그쳤다.
그뿐만 아니라 부산은 자동차가 주력산업임에도 전기자동차 관련 수출은 0.2%에 그쳐 패러다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역 비중이 그나마 높은 항공·드론도 특정 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리미엄 소비재 역시 수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큰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패션의류 수출을 늘리는 등 다변화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성장산업에 속하는 품목군의 지역별 수출실적에서도 수도권과 인접 지역의 집중화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신성장산업 총 수출실적 중 75%가 서울, 인천, 경기, 충남, 충북에 집중됐다. 차세대 반도체가 주요 수출 품목에 없거나 미미한 부산, 울산, 대구, 경북, 경남 등 영남권은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