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 물 폭탄 쏟아진 강원도… 비 피해 눈덩이

입력 2020-08-06 12:39
지난 5일 오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에서 소방 구조대원들이 보트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철원군 제공

엿새 동안 755㎜의 물 폭탄이 쏟아진 강원도에 비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한탄강이 범람하며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는 6일 오전 물이 모두 빠졌다. 전날 오후 1시쯤 범람했던 한탄천의 수위는 이날 새벽부터 많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현재 갈말읍 정연리와 동송읍 이길리 마을 주택가에 들어차 있던 물이 대부분 빠졌고, 저지대의 일부 농경지만 침수된 상태다.

전날 생필품과 옷가지만 챙겨 겨우 몸만 피신했던 주민 100여명은 이날 새벽부터 마을로 복귀해 침수됐던 주택의 파손 여부를 살피며 복구에 나섰다. 전날 주민들은 한탄강 지류 하천의 둑이 터지기 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은 “한탄천이 넘치기 전에 모두 빨리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비가 멈추지 않고 계속 오고 있어 복구작업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마을회관과 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던 철원군 갈말읍 동막리와 김화읍 생창리, 철원읍 율이리와 대마리 주민 대부분도 이날 자택으로 복귀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철원과 화천, 양구 등 7개 시군에서 54가구 10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철원과 화천, 양구, 인제, 영월, 속초, 원주, 춘천 등 8개 시·군에서 668가구 1227명의 주민이 하천이나 강 범람 등으로 경로당과 체육관 등에 임시 대피했다.

주택 피해는 전파 1채, 반파 2채, 침수 54채 등 57채로 집계됐다. 농경지 265.2㏊와 축사 11동 등 축산 시설도 23곳이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철도와 도로 등 공공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태백선(영월 입석∼쌍용)과 영동선(영주∼동해)은 토사 유입으로 닷새째 운행이 중단됐다. 국도 15곳과 지방도 16곳 등 도로 31곳에서 토사 유출과 침수 피해가 났다. 이 가운데 29곳은 응급복구를 통해 통행이 재개됐지만,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7번 국도와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464번 지방도는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농경지 피해 면적은 철원 81.3㏊, 영월 40.6㏊ 등 265㏊가 피해를 입었다. 양구와 영월에서 제방이 유실되는 등 하천 17곳도 피해를 봤다. 산사태도 28건이 발생해 산림 2.85㏊가 유실됐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철원 장흥 755㎜, 양지 680.5㎜, 춘천 신북 554.5㎜, 남이섬 553.5㎜, 화천 사내 534㎜, 양구 해안 516.5㎜ 등이다.

철원=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