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싱가포르 내 뎅기열 환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사망자도 20명이나 나왔다.
6일 CNA방송 등에 따르면 현지 보건당국은 전날을 기준으로 집계한 올해 뎅기열 환자가 2만2403명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가장 많았던 2013년의 2만2170명을 넘어선 수치다. 현재 8주 연속 주당 뎅기열 환자가 1000명 이상 나오고 있는데, 이 역시 역대 최다였던 2014년의 891명을 뛰어넘었다. 통상 뎅기열 증상이 5~10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을 따지면 앞으로 환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사망자는 지난 2일까지 20명 발생했다. 나이가 가장 어린 사망자는 25세이며 가장 많은 사망자는 92세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현재 뎅기열 환자의 0.2%가량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출혈 증상이 나타났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유독 뎅기열 환자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1분기의 경우 뎅기열 바이러스를 일으키는 혈청형이 30여년 전에 유행했던 DENV-3로 변화하면서 면역력을 가진 이들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날씨가 따뜻해 숲모기들이 더 쉽게 알을 낳게 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로 낮 동안 집에 더 많이 머물며 숲모기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뎅기열은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 등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걸린다. 다만 사람 대 사람으로 전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자의 70~80%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심한 경우 출혈이 생기는 ‘뎅기출혈열’, 혈압이 함께 떨어지는 ‘뎅기쇼크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