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찾아온 김광현, 세인트루이스 선발진 합류

입력 2020-08-06 09:25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 김광현이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 마운드에서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전력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 김광현은 타자와 야수를 세우고 공을 던지는 라이브 피칭으로 몸 상태를 점검했고, 동료 장타자 맷 카펜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UPI연합뉴스

김광현(32)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발진으로 합류했다. 올 시즌에 세인트루이스로 입단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지만 ‘코로나 태풍’에 휘말려 4개월의 공백기를 거치고, 어렵게 개막한 리그에서 마무리투수로 출발하는 곡절을 겪고 제자리를 찾아갔다.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실트 감독은 6일(한국시간) 미국 언론들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김광현이 선발 로테이션으로 합류한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의 공백을 채운다”며 “김광현의 합류로 선발진이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은 당초 잭 플래허티, 애덤 웨인라이트, 다코타 허드슨, 마일스 마이컬러스, 마르티네스 순으로 꾸려졌다. 하지만 개막 2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부상자 속출로 변화가 찾아왔다.

제4선발이던 마이컬러스는 지난달 29일 오른팔 굴곡근 수술로 올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이로 인해 마르티네스가 4선발로 올라가고, 불펜이던 대니얼 폰스 데이리온이 마이컬러스의 빈자리로 들어갔다.

여기에 마르티네스가 지난 5일 세인트루이스의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라가면서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의 상황은 악화됐다. 마르티네스의 부상 부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선수 7명과 직원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집단 감염으로 지난 1일부터 더블헤더를 포함해 편성된 모든 경기가 취소됐다. 경기는 오는 8일 시카고 컵스와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 홈경기부터 재개된다.

실트 감독은 결국 마무리투수로 활용했던 김광현을 선발진으로 호출했다. 이제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은 플래허티, 웨인라이트, 허드슨, 김광현, 데이리온 순으로 구성됐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의 선발 순번이나 등판 예정일을 특정하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오는 11일 오전 9시15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홈경기를 김광현의 선발 데뷔전으로 보고 있다.

김광현은 선발로 돌아올 때까지 많은 굴곡을 겪었다. 지난해 12월 18일 세인트루이스와 2년간 800만 달러(약 94억9000만원)로 계약을 맺고 입단했지만, 메이저리그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지난 3월 27일로 예정됐던 개막일을 7월 24일로 4개월이나 연기했다.

인내 끝에 맡은 임무는 다소 생소한 마무리투수였다. 김광현은 한국의 SK 와이번스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했지만, 세인트루이스에서는 불펜으로 출발했다. 당초 마무리 자원으로 유력했던 조던 힉스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시즌을 포기하면서 김광현은 ‘클로저’로 나섰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은 지난달 25일 부시스타디움에서 피츠버그를 5대 4로 이긴 개막전. 김광현은 5-2로 앞선 9회초에 마무리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2피안타 2실점(1자책점)하고 부진했지만 가까스로 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쌓았다. 세인트루이스가 그 이후로 세이브 요건을 만들지 못하면서 김광현은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