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접경지역에 지난달 31일부터 6일째 집중호우가 지속되면서 남북한 당국의 자연재해에 대한 협력 성사여부가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대북접경지역에 위치한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접경지역의 피해가 속출했다. 접경지역의 물폭탄은 수도 서울 시민들에게도 불편을 주고 있다.
팔당댐의 방류량 증가로 5일 오후 9시25분부터 올림픽대로 동작대교~염창IC 구간에 대한 교통이 통제되면서 차량들이 우회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이례적으로 성명서를 통해 “경기도는 북측의 황강댐 무단방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임진강 수위가 급속히 상승함에 따라 5일 오후 저지대 주민 대피명령을 권고했다. 파주시장과 연천군수는 파주시 파평면, 적성면 58세대 110명, 연천군의 군남면 등 6개 면 주민 462세대 980명에 대한 대피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같은 성명에서 “5일 오후 4시 현재 연천 필승교 수위는 10.99m로 접경지역 위기대응 주의단계인 12m에 육박했다”며 “같은 시각 군남홍수조절지 수위도 37.15m로 계획홍수위 40m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시각에도 수위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어 피해 예방 차원에서 주민 대피명령을 내리게 됐다”며 “남북을 가로지르는 임진강의 관리는 남북간 협력이 필수인 상황에서 북측이 상류의 황강댐에서 방류를 하면 하류인 연천과 파주쪽 수위가 급격하게 높아지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09년 9월 6일, 북측에서 황강댐 방류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남측 민간인 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북측이 남측에 방류사실만 제때 알려줬어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번 수위 상승도 북측이 남측에 알리지 않고 댐을 방류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사실이라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역설했다.
이 지사는 또 “북측 당국에 정중하게 촉구한다. 황강댐 방류시 어떤 통로이든 남측, 경기도에 즉각 그 사실을 알려주시길 바란다”면서 “홍수예방을 위한 남북협력은 정치나 군사 문제와 무관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연재해로부터 무고한 이들의 인명피해를 막는 것은 사람된 도리이자 같은 민족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의”라며 “북측 당국의 현명한 대응을 거듭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수원=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