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제 공작과 권·언 유착을 수사하라”

입력 2020-08-05 17:29

검·언 유착 의혹 실체가 답보 상태에 빠지자 한동훈 검사장 측은 ‘당연한 결과’라며 MBC와 제보자, 정치권의 유착 의혹 수사를 촉구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측도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재판에서 치열한 법리 다툼을 예고했다. 이 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민주언론시민연합 측은 유감을 표했다. 검찰은 한 검사장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검사장 측은 5일 이 전 기자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히지 않자 “공모 사실 자체가 없으므로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이 사건을 검·언 유착이라 부르지 말아 달라”며 “지금까지 중앙지검이 진행하지 않은 MBC와 제보자, 정치인 등의 ‘공작’ 혹은 ‘권·언 유착’ 부분에 대해 제대로 수사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한 검사장 측은 서울중앙지검에 KBS 오보 배후 해명과 주임검사인 정진웅 형사1부장의 수사 배제를 거듭 요구했다.

이 전 기자 측도 입장문을 내고 “검찰수사심위원회에서 이동재 기자 기소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던 만큼 재판에서 강요미수의 증거관계와 법리를 적극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수사심의위에서 15명 중 6명은 이 전 기자의 기소를 반대했었다. 이 전 기자 측은 “최근 대법원 판결 무죄 취지를 종합하면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제압할 만큼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없는 사안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기자 측은 검찰이 후배인 채널A 백모 기자를 기소한 데 대해 “선배 기자가 시켜 두 차례 동석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백 기자까지 공범으로 기소한 것은 공소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이 한 검사장 수사를 계속하는 것을 두고도 “검찰과 언론이 유착된 사안이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사심의위의 ‘압도적 권고’를 무시하고 계속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사건 고발인인 민언련 측도 강한 유감을 표했다. 민언련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핵심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부분이 빠진 것은 검언유착 의혹에 있어서 절반이 규명이 되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검찰이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고 하더라도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검찰은 한 검사장에 대한 추가 수사 의지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물어볼 부분도 있고, 조사는 어쨌든 마무리 해야 한다”며 “휴대전화를 압수했으면 포렌식을 해야 영장 집행이 끝나는 것”이라고 했다. 한 검사장 측이 주장한 권·언 유착 의혹 관련자들도 계속 소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