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번엔 ‘진드기병’ 공포…장쑤·안후이 등 70명 무더기 감염

입력 2020-08-05 17:23 수정 2020-08-06 09:45
진드기.웨이보캡처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어 진드기병으로 불리는 신종 부니아(Bunia) 바이러스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5일 건강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과 안후이성, 저장성 등에서 올해 들어 신종 부니아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60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7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쥐와 모기, 진드기 등을 통해 전염되는 이 바이러스는 흔히 진드기병으로 불린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열과 소화기 증상, 혈소판 감소, 백혈구 감소, 다발성 장기부전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쑤성 난징에 사는 왕모(65·여)씨는 최근 최근에 발열과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다 병원에서 검진한 결과 신종 부니아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왕씨는 며칠 전 집 근처 차밭에서 차를 따고 난 뒤부터 열이 나기 시작해 최고 40도까지 올라가기도 했으며, 오한이 들고 기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였다.

현지 병원을 찾았을 때 왕씨의 혈압은 떨어져 있었고, 백혈구와 혈소판,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아져 있었으며, 입원 초기에 심장과 폐, 순환기 계통 등 여러 장기 기능이 약화돼 위험한 상태였다.

장쑤성 인민병원 감염병과 관계자는 “왕씨가 진드기에 물려 신종 부니아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며 “한 달 가까이 치료받은 끝에 완치돼 퇴원했다”고 전했다.

왕씨를 비롯해 올해 난징에서만 37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4월 이후 안후이성에서도 23명의 환자가 발생해 5명이 사망했다. 저장성에서도 이 병으로 2명이 숨졌다.

저장대 부속 제1병원 감염과 성지팡 주임은 “이 바이러스는 진드기가 주 전염원”이라며 “사람간에도 혈액이나 점막 접촉 방식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웨이보캡처

진드기병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라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2009년 3∼7월 장쑤성과 후베이, 안후이, 허난, 산둥, 랴오닝 등 중국 중·북부 지역에서 원인 불명의 집단 질환이 발생하자 2년간 역학조사를 끝에 부니아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으로 결론내렸다.

앞서 2011년에는 수도 베이징에서 신종 부니아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5월 이후 환자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성 주임은 “진드기는 보통 4월부터 10월까지 황성하게 활동하며, 숲이나 관목 지역, 넓은 목장, 초원, 산지 등에서 많이 서식한다”며 “가급적 풀밭이나 숲 등에 오래 앉아 있지 말고 진드기에 물리면 핀셋으로 잘 떼어내고 알코올로 소독한 뒤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애완동물에 진드기가 서식할 가능성이 있어 애완동물의 위생에도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