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무더기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집단감염 주요 경로인 종교행사와 각종 다중이용시설을 모두 다닌 것으로 파악돼 비상이 걸렸다. 감염 속도가 빠르고 무증상 상태에서 ‘조용한 전파’를 일으키는 코로나19 특성상 지역사회에서 이미 ‘n차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5일 0시 기준 국내에서 확인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5명 중 6명이 청주에서 발생했다. 전날 오후 11시쯤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A씨와 30대 B씨, 이들과 밀접 접촉한 동거인 3명과 지인 1명이다. 이들의 국적은 우즈베키스탄이지만 학업 등의 이유로 수년 전부터 국내에 머물러 해외유입이 아닌 국내발생으로 분류됐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청주 흥덕구에서 열린 이슬람 종교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사는 야외에서 1, 2부로 나뉘어 열렸고 1부에 300여명, 2부에 40여명이 각각 참석했다. 이들은 역학조사에서 행사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주장했지만 행사장에서 빵과 우유를 나눠먹었다는 진술이 나와 마스크 착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행사 참석자 전원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벌이고 있는 방역당국은 336명 중 128명이 음성으로 나왔고 208명은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확진자들은 증상 발현 전후 대중목욕탕과 마트, 당구장,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도 여러 차례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교시설과 대중목욕탕, 사우나 등에서 수차례 집단감염이 일어났던 만큼 방역당국은 자칫 지역사회 유행으로 이어질까 긴장하고 있다. 특히 확진자 중 4명이 무증상이어서 이미 ‘조용한 전파’가 진행됐을 수도 있다.
전파력이 빠른 코로나19는 이날 할리스커피 서울 선릉역점 집단감염에서도 1명의 추가 확진자를 내며 순식간에 4차 감염까지 일으켰다. 할리스커피를 갔다가 양재동 식당(양재족발보쌈)에 방문한 확진자가 식당 운영자를 감염시켰고, 이 운영자의 지인 가족 중 1명이 격리 중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총 13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다.
커피점 집단감염과 강원도 홍천 캠핑장과의 연관성 조사도 진행 중이다. 홍천 캠핑장 관련 확진자와 할리스커피 관련 확진자가 커피점 안에서 겹친 시간이 30분에 불과하고 거리도 3m 떨어져 있어 방역당국은 비말(침방울)로 인한 직접 감염뿐 아니라 비말이 묻은 카페 내 물체 표면을 통한 간접 전파 가능성도 상정하고 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