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신임 감독에 이임생(48) 전 수원 삼성 감독 부임이 기정사실로 되어가는 분위기다. 인천 구단은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며 금일 중에는 공식 발표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불과 몇 주 전 성적 부진으로 사퇴했던 인물을 데려온다는 데 팬들의 반응은 복잡하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임생 감독 선임 여부가 논의되고 있는 건 맞지만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라면서 “금일 중 이 감독과 대표 면담이 있은 뒤 이르면 6일 오전 중 결론이 날 듯하다”고 말했다. 이 감독 부임이 확정된다면 수원 감독직에서 자진 사퇴한 지 약 3주 만의 일이다.
이임생 감독의 부임설은 인천 팬들에게는 다소 당황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애초 수원 감독 자리에서 내려온 지가 얼마 되지 않았을뿐더러 사유 역시 성적 부진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수원에 있을 당시 구단 운영진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와중에도 지난해 FA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는 점, 인천 출신의 대표적인 축구인이라는 점은 위안거리다.
임완섭 전 감독이 지난 6월 28일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인천이 감독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리라는 건 이미 예상됐다. 강등권에서 팀을 구해야 하는 상황인 데다 그러잖아도 어려운 시민구단으로서의 재정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더 심각해졌다는 점 등 누구라도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서다.
이 전 감독은 수원에서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총 12승 12무 14패로 8위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에도 2승 4무 5패로 8위에 있던 중 사임했다. 수원은 이 감독이 그만둔 뒤 치른 대구 FC와의 지난 14라운드 경기에서 상대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음에도 경기 막판 결승골을 얻어맞고 홈에서 0대 1 굴욕패를 당했다.
인천과 수원은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17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임생 감독 선임이 현실화한다면 이 감독은 같은 시즌에 그만둔 팀을 다시 다른 팀 감독으로 상대하는 진기록을 쓰게 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