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에서 개발로…삼성바이오로직스, CDO 사업 2년만에 자체 세포주 개발

입력 2020-08-05 15:19
양은영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와 존 길 삼성바이오로직스 세포주개발파트 파트장이 5일 자체 세포주 '에스초이스' 런칭을 발표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업 확대 2년 만에 성과를 냈다. 국내 두 번째 자체 세포주 개발에 성공하면서다. 위탁생산(CMO)에서 위탁개발(CDO)까지 바이오 의약품 사업 모델을 적극 확대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일 자체 개발 세포주 ‘에스초이스(S-CHOice)’ 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세포주는 생체 밖에서 대량 증식해 원하는 항체 의약품을 만들어주는 세포다.

자체 세포주를 가진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 독일 머크, 스위스 론자, 영국 호라이즌 등 일부다. 국내에서는 펜젠이 유일하게 자체 세포주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년간 세포주 개발에 집중한 끝에 국내에서 두 번째로 자체 세포주를 보유한 기업이 됐다.

에스초이스는 타사 세포주에 비해 빠른 속도로 번식해 오랜 기간 생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에스초이스의 세포 발현량은 세포주 개발 직후 리터당 7g 타이터(배양액 속 항체량 수치화) 이상으로 업계 평균 대비 두 배 가량 높다.

세포 분열 속도도 빠르다. 타사 세포주는 24시간의 세포 분열 속도를 보이는데 에스초이스의 세포 분열 속도는 18~20시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최근 도입한 세포 배양기로 에스초이스를 배양하면 세포주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업계 평균 4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들이 공급한 세포주를 활용하거나 타사의 세포주를 수입해 사용하며 비용을 지불해왔다. 이번 자체 세포주 개발로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미국 비어(Vir)사와 44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CMO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기술이전을 시작해 내년부터 송도에 자리한 3공장에서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이제는 이같은 위탁생산 외에 위탁개발도 가능해졌다. 자체 세포주 개발로 치료제 DNA만 받아도 개발과 생산이 모두 가능해진 것이다. CMO는 제약사로부터 세포주와 완성된 세포주를 받아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는 반면 CDO는 치료제 DNA를 받아 자체 개발로 세포주를 만들고 완성품을 공급한다.

양은영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는 “낮은 가격으로 충분한 물량의 코로나19 치료제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에스초이스는 우수한 생산성을 보유해 코로나 치료제 개발 및 효율적인 대량생산을 활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스초이스를 가장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전세계 의약품 공급 수요를 충족시키고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