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일 우리 측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황강댐 수문을 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정부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별개로 남북이 협조해 자연재해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북한에 촉구했다. 북한 지역에도 5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져 대동강 수위가 위험 수준에 근접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밤 두 차례에 걸쳐 임진강 수위가 5m 이상 올라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임진강 상류에 위치한 황강댐 물을 재차 방류하면서 수위가 높아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사전통보 없이 수차례 황강댐 물을 방류하고 있다.
여 대변인은 “자연재해와 관련된 남북 간 협력은 정치·군사적인 사정과 무관하다. 재해·재난 분야 협력은 남북의 주민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이해를 줄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이와 관련한 정보 교환이라도 먼저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보면 인접한 국가 간 자연재해 관련 정보 교환이나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민족끼리 못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기상수문국(기상청) 통보에 의하면 5∼6일까지 대동강 유역에 평균 150∼30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되며, 6일 저녁쯤 대동강 다리 지점 수위는 경고 수위를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동강이 범람할 경우 평양 일대 주택과 농경지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2007년 대동강이 범람하면서 중앙청사 및 외무성 청사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