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인 ‘구상나무’가 복원시험지에서 생존율 100%를 보였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경남 거창군 금원산 복원시험지에 심은 어린 구상나무 묘목 1350그루가 생존율 100%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나무들은 생육상태도 모두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수종으로 고산지역에 사는 침엽수종이다. 고산지역 침엽수종은 생장이 느리고 관리가 어려워 복원재료로 활용하기까지 긴 기간이 필요하다.
산림과학원은 2014년부터 5년 간 구상나무 묘목을 금원산림자원관리소와 공동으로 양묘했다. 또 전국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해발·토양 등의 입지 조건을 고려해 지난해 금원산에 복원 묘목을 심었다.
구상나무 분포면적이 1㏊ 미만인 금원산은 어른 나무가 30그루가 채 되지 않는 대표적인 소규모 잔존집단이다.
산림과학원은 금원산 구상나무 복원 식재 이후 지리산 지역에서 수집한 종자를 이용, 현재 20가계 2000그루의 어린나무를 금원산산림자원연구소와 공동으로 키우고 있다.
임효인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박사는 “이번 사업은 구상나무를 포함한 고산 침엽수종들의 자생지 복원 방법 개발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유전자 다양성을 고려한 복원 기술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11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위기종으로 분류된 구상나무는 쇠퇴도가 높아 유전자원 보존·자생지 복원이 가장 시급한 수종으로 나타났다.
최근 환경변화로 500㏊ 이상의 대규모 분포지인 지리산·한라산의 분포면적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전국 구상나무의 쇠퇴율도 약 33%에 달한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