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정부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상암동 주택계획 빼달라”

입력 2020-08-05 09:59
유동균 마포구청장

서울 마포구(구청장 유동균)는 정부가 4일 발표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포함된 마포구 상암동의 신규택지 개발과 공공기관 유휴부지를 활용한 6200여호 주택 공급계획에 반대하며 이번 대책에서 마포구 주택 계획을 제외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번 주택공급 확대방안에는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 등을 활용해 상암동 한 지역에만 총 6200호의 공공주택을 건립하는 내용이 담겼다. 상암동 일대는 국내 IT·미디어산업의 중심지인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지구로 조성하기 위해 상암택지개발이 되었으며, 상암동의 임대주택 비율은 현재 47%에 이른다. 상암DMC역 인근에 추진 중인 대규모 쇼핑몰 건립 계획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되지 않고 지지부진한 상태이고 미래 일자리 창출에 핵심 역할을 할 상암동 랜드마크 부지도 장기간 방치돼 있다. 특히 상암동의 서부면허시험장은 그동안 규모는 크지만 활용률은 미비한 시설로 상암동 지역 주민에게는 별 혜택이 없이 활용되던 공간이기 때문에 구에서는 이 부지를 신전략거점으로 삼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5일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신규주택 공급을 늘려야하는 정부의 정책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상암동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은 마포의 도시발전 측면에서 계획된 것이 아니라 마포를 주택공급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이고 이렇게 무리한 부동산 정책은 결국 정부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암동은 국내 IT·미디어산업의 메카로 조성하기 위해 개발된 만큼, 이번 발표는 미래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할 부지까지 주택으로 개발하는 것이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상암동은 4차 산업혁명의 발전을 이끌 혁신산업의 거점지역과 남북협력 시대를 대비한 협력공간으로 개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구청장은 또 “상암동 단 하나의 동에 6200호의 임대주택 건설을 해당 지자체와 단 한차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특히 상암동 랜드마크 부지 인근은 상업시설이 거의 없고, 월드컵경기장 등으로 교통난이 심각한 지역인데 고밀 개발로 대규모 주택이 공급되면 교통체증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므로 교통 인프라 확충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마포구민을 희생양으로 삼는 국토부의 이번 일방적인 발표는 마포구청장으로서 도저히 묵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마포구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마포구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