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선수교체 다음 시즌에도…” EPL 빅클럽들의 속셈

입력 2020-08-04 17: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칼럼 허드슨오도이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교체투입될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첼시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부자 구단들이 이번 시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임시 적용됐던 5명 교체 규칙을 다음 시즌에도 적용시키려 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첼시를 필두로 한 EPL 빅클럽 운영진이 다음 시즌에도 5명 교체인원 임시규정을 유지하려 리그 사무국을 설득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PL 20개 구단 운영진이 6일 모이기로 예정된 가운데 이 중 최소 14개 구단이 5명 교체인원 유지에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규모가 작은 클럽들은 반대하고 있다. 올해 강등 위기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애스턴 빌라가 대표적이다. 스쿼드가 두꺼운 빅클럽일 수록 교체인원을 많이 가져가는 게 유리하다는 이유다. 번리를 비롯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셰필드 유나이티드 등도 같은 입장이다. 이외 2부에서 승격이 확정된 리즈 유나이티드와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 플레이오프에서 승격을 다툴 풀럼과 브랜트퍼드 역시 상황이 같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미 다음 시즌 대회에서는 3명 교체인원 허용으로 돌아간다고 결정한 상태다. 반면 프로축구 선수들의 이익단체인 피프로(Fifpro)의 바비 반스 유럽지부 회장은 “선수들의 건강과 복지를 보호하기 위해서 5명 교체가 바람직하다”면서 “더 많은 선수들이 경기에 뛸 기회를 얻고 감독들 역시 선수들의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며 선수단을 관리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리그 사무국 설득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첼시다. 첼시는 지난 FA컵 결승에서 피로 누적으로 인해 주전 측면 공격수 크리스티안 퓰리시치를 비롯해 수비수 세사르 아즈필리쿠에타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드러누운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번 시즌에 단 한번도 5명 교체를 전부 사용하지 않은 구단은 4팀에 이른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와 셰필드, 크리스탈 팰리스와 번리다. 단 한 번만 사용한 팀도 빌라와 울버햄턴, 사우스햄턴, 웨스트햄과 왓퍼드까지 5팀이다. 주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지난 6월 5명 교체 규정 자체는 반대나 찬성하지 않는다면서도 해당 발상이 “힘이 센 구단들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비난성 발언을 한 바 있다.

가장 자주 5명 교체를 사용한 구단은 의외로 약팀으로 분류되는 브라이턴호브 앨비언이었다. 이 팀을 지도하는 그래이엄 포터 감독이 5명 교체를 다 쓴 건 9경기 중 8경기에 달했다. 우승팀 리버풀 역시 9경기 중 7경기에서 5명 교체를 모두 사용했다. 이번 사안에 가장 적극적인 첼시는 리그에선 9경기 중 2경기만 5명 교체카드를 모두 썼지만 FA컵에서는 3경기 중 2경기에서 5명을 모두 썼다.

첼시는 뿐만 아니라 현재 예정된 다음 시즌 개막일 9월 12일도 뒤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다른 구단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일정대로라면 유럽대회에 출전 중인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울버햄턴은 시즌 종료 뒤 최소 30일 선수단에 휴식을 주기로 한 규정에 따라 리그 개막전 일정을 미뤄야 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