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만나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뮤지컬

입력 2020-08-04 16:17
'클래식 소사이어티' 포스터. 메가박스 제공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1920년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의 주도로 시작돼 매년 지구촌에서 수십만명의 음악 애호가들을 끌어모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음악축제 중 하나다. 특히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는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의 시선이 쏠려 있었다. 멀티플렉스 메가박스가 이번에 선보이는 ‘클래식 소사이어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오스트리아행이 어려워져 아쉬워하던 국내 클래식 팬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프로그램이다.

메가박스는 이달 1~30일 열리는 2020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공연 4편을 전국 메가박스 9개 지점(코엑스점, 센트럴점, 목동점, 성수점, 킨텍스점, 분당점, 대구점, 부산대점, 세종청사점)에서 상영하기로 했다.

첫머리를 장식하는 공연은 ‘일렉트라’. 슈트라우스와 함께 잘츠부르크 창립 멤버인 폰 호프만슈탈이 작곡과 각본을 맡아 작업한 첫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어 16일에는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와 함께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 중 하나로 꼽히는 ‘코시 판 두테’가 상영된다. 밝은 분위기와 우아하고 관능적인 분위기를 넘나들며 사랑과 의심, 인간의 본성을 아우르는 이 오페라의 지휘는 요아마 말비츠가 맡았다. 페스티벌 역사상 오페라를 지휘하는 첫 여성 지휘자다.

22일과 29일에는 각각 ‘빈 필하모닉&틸레만 콘서트’와 ‘빈 필하모닉&두다멜 콘서트’가 선보인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함께 세계 정상에 서 있는 교향악단이다. 세계적인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은 스타 메조 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차와 함께 19세기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베젠동크 가곡’과 후기 낭만주의 대표 교향곡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4번 ‘로맨틱’ 등을 들려준다.

젊은 마에스트로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봉을 잡는 두 번째 콘서트는 스타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이 협연자로 나서 이고르 스타라빈스키의 발레 음악 ‘불새’와 프란츠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선보인다.

무대예술 촬영본을 집 근처 영화관에서 트는 방식은 영국 국립극장의 NT 라이브 등 해외에서 주도적으로 시도된 방식이다. 국내에서도 앞서 클래식, 오페라 공연이나 뮤지컬 등 해외 작품을 사와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사례가 이따금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문화 향유가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더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월간 뮤지컬' 포스터. CGV 제공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 역시 ‘월간 오페라’ ‘월간 뮤지컬’ 등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매달 엄선된 이탈리아 오페라 공연을 프리미엄 특별관에서 상영하는 월간 오페라를 진행해온 CGV는 8월부터 매달 두 편의 해외 뮤지컬 실황을 엄선해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수요일 한 편씩 개봉하는 ‘월간 뮤지컬’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8월에는 뮤지컬 ‘쉬 러브스 미’와 ‘톡식 어벤져’를 먼저 선보이기로 했다. ‘쉬 러브스 미’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 향수 가게에서 일하는 두 앙숙 조지와 아말리아가 각각 미지의 상대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워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관에서는 2016년 6월 뉴욕 스튜디오 54 극장에서 열린 공연 실황이 상영된다. ‘톡식 어벤져’는 1985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뮤지컬로, 지구온난화에 맞서 싸우는 돌연변이 녹색 슈퍼히어로의 러브스토리다.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들의 이 같은 시도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관객 수가 급감한 가운데 콘텐츠 차별화를 통해 관객들을 끌어모으는 전략의 하나로도 보인다. 물론 가격도 실제 공연보다 저렴하다. 메가박스 실황의 경우 기본 티켓 가격이 3만원이며, CGV 뮤지컬 실황 티켓 가격은 1만8000원이다.

박준규 CGV 얼터콘텐츠 팀장은 “지난 7월 선보인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큰 인기를 얻은 데 힘입어 매월 정기상영을 결정하게 됐다”며 “9월에는 ‘월간 클래식’도 선보이는 등 앞으로도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고, 극장에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월간’ 시리즈를 지속해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