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모든 인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포의 노화가 진행되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를 막을 방법은 아직까지 없지만, 노화의 원인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해결책을 알아봄으로써 노화 과정을 더디게 할 수는 있다.
노화의 원인으로 수 많은 가설들이 존재하지만 현재까지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소개해 볼까 한다.
첫째는 유전자 시계 가설(Genetic Clock Theory)이다.
이는 텔로미어(telomere) 때문에 생긴 가설인데 텔로미어란 세포시계의 역할을 하는 DNA의 조각들이다. 그리스어 '텔로스(telos,끝)'와 '메로스(meros,부분)'의 합성어로 염색체의 양쪽 끝에 붙어서 염색체를 보호하는 마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이 마개가 조금씩 닳아 없어진다. 마침내 마개가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만큼 낡으면, 다시 말해 텔로미어의 길이가 어느 이상 짧아지면 세포는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고 늙기 시작하는 것이다. 특이하게 암세포는 텔로미어가 줄어들지 않아 무한증식이 가능한데 이는 텔로미어를 계속 생산하게 하는 텔로머라제(telomerase)라는 효소 때문이다. 텔로머라제는 정상세포에서는 만들어내지 못하니 정상세포에서 텔로머라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이 발견된다면 아마도 노벨 의학상은 따놓은 당상이 될 것임은 물론 인류역사상 획기적인 한 획을 긋게 될 것이다.
둘째는 활성산소(Free Radical) 가설이다.
세포의 호흡 과정에 생겨 잠시 존재하는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이지만 과할 경우 세포를 상하게 하여 죽인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과유불급이라 과해도 탈, 모자라도 탈이니 양날의 검이요, 야누스의 두 얼굴인 것이다. 이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활성산소는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대사 과정에서 생성된 것으로 에너지가 매우 높아 마치 미친 불도저처럼 폭주하며 자기 세포를 산화시켜 크게 다치게 한다. 조금 더 보태자면 활성산소는 여러 아미노산을 산화하므로 단백질을 변성시키고 DNA의 염기를 변형시켜 세포가 기능을 잃거나 변질하면서 돌연변이의 일종인 암이 생기고 생리적 기능이 저하되어 각종 질병과 노화를 촉진시킨다.
이처럼 유전자와 활성산소가 노화의 큰 원인인 만큼 이에 대해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이로부터 젊음과 건강을 지킬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하겠다. 다음에는 이러한 원인들로부터 젊음과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최경호 가정의학과 전문의(아이비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