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주한미군 철수, 한국 신뢰 잃는다”…미국 싱크탱크 한국인 여론조사

입력 2020-08-04 06:11
미국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한국인 여론조사
한·미 동맹 지지 90%…주한미군 주둔 찬성 74%
민주당(64%)·통합당(93%) 지지자, 주한미군 찬성
미국 싱크탱크, 트럼프에 주한미군 감축 경고음 발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한·미 동맹에 대한 한국인들의 신뢰는 변함없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발표할 경우 한국에서 미국에 대한 지지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의 국제관계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원으로 지난 6월 23∼25일 한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통해 미국 싱크탱크가 주한미국 감축까지 압박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경고음을 발신한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한·미 동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90%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92%와 비교할 때 소폭 줄긴 했으나 한·미 동맹을 지지하는 높은 여론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미국의 국제관계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지난 6월 23∼25일 한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한·미 동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90%로 나타났다. 한·미 동맹을 반대한다는 대답은 8%였다.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한·미 동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92%였고, 반대한다는 대답은 7%였다.

한·미 동맹을 반대한다는 대답은 8%로 조사됐다. 이 역시, 지난해 12월 7%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한·미 동맹이 한·미 양국에 모두 이득이 된다’는 응답은 64%로 나타났다. ‘대부분 미국에 이득이 된다’는 대답은 25%였고, ‘대부분 한국에 이득이 된다’는 응답은 7%로 각각 조사됐다. ‘한·미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대답은 2%에 불과했다.

한국이 북한의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이 한국을 방어할 것이라는 데 ‘확신한다’는 응답은 82%에 달했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는 ‘한·미 동맹이 양국 모두에 이득이 된다’고 답한 사람들 중에서 미국이 한국을 방어할 것이라는 데 ‘확신한다’는 비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미 동맹이 대부분 미국에 이득이 된다’고 응답한 사람들에서는 북한 공격시, 미국이 한국을 방어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비율이 낮았다.

주한미군의 장기 주둔을 지지하는 응답은 74%로 나타났다. 반대는 24%였다. 주한미군 장기 주둔에 대한 찬반 비율은 지난해 12월 조사와 일치했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는 지지 정당과 상관없이 주한미군 장기 주둔 찬성 비율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중에선 64%, 미래통합당 지지자 중에선 93%가 주한미군 장기 주둔에 동의했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는 “(난항을 겪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한국인들의 한·미 동맹, 주한미군 장기주둔에 대한 지지, 안보 파트너로서 미국의 신뢰 인식에 눈에 띌만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안보 약속에 대한 (한국인들의) 확신은 동맹이 양국 모두에 이득이 된다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면서 “이런 신뢰의 상실은 동맹이 주는 이익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는 이어 “미군의 한국 장기주둔에 대한 지지는 변함이 없다”면서 “미국 정부의 일방적이고 조율되지 않은 미군 철수 발표는 미국이 한국을 방어할 것이라는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한국인들의) 대중적 지지를 약화시키고, 미국의 강력한 동맹관계들 중 하나(한·미)에 피해를 끼치면서 동맹관계의 이익에 대한 광범위한 재평가를 촉발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