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작심 발언을 두고 “와, 세다. 결단 선 듯”이라고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총장 발언을 보도한 기사들을 링크한 뒤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윤 총장의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와 전체주의’ 이 한 마디 안에 민주당 집권 하의 사회상황이 그대로 담겼다”고 호평했다.
“저들은 검찰의 자율성과 독립성 대신에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말한다”고 한 진 전 교수는 “이 표현 안에 저들의 문제가 그대로 담겼다”고 지적했다. “자신들은 ‘권력’이 아니라 ‘민주’라는 것”이라고 한 진 전 교수는 “자신들을 ‘민주’로 정의했으니 자기들의 권력으로 검찰을 통제해 자기에게는 애완견, 정적에게는 공격견으로 만드는 것이 졸지에 민주주의가 되고 권력으로부터 검찰의 독립성, 자율성은 없애야 할 적폐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검찰개혁의 요체는 ‘누가 정권을 잡아도 권력과의 유착이 불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 있다”며 “하지만 저들의 개혁은 다르다. 자기들은 권력이 아니라 ‘민주’이니 개혁의 요체는 자기들 말 잘 듣게 검찰을 길들이는 데에 있게 된다”고 했다.
“그 결과 벌써 나타나고 있다”고 단언한 진 전 교수는 “권력 비리 수사는 중단되다시피 했다. 뎅부장이 몸을 날리며 보여줬듯이 정적으로 찍힌 이들은 인권을 침해해 가며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한다. 검찰은 오직 국민만 믿고 권력 비리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했다.
‘뎅부장’은 채널A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29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인 전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정 부장의 병원 사진과 신정환의 과거 사진을 나란히 올리며 “정진웅 부장께서 뎅기열로 입원하셨다”고 조롱했었다.
앞서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며 “앞으로 여러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 집행을 해야 한다”고 했다.
윤 총장은 이어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며 “형사법에 담겨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공정한 경쟁,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헌법 정신을 언제가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 윤 총장은 “검사가 지켜야 할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며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의 이번 발언에 대해 법조계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대한 작심 비판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 총장은 앞서 지난 8일 추 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한 5줄짜리 입장문을 발표한 후 침묵해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