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작심발언에 여당 “마지막 발악” 비난, 야당 “칼잡이 귀환” 환영

입력 2020-08-03 21:22 수정 2020-08-04 00:31

윤석열 검찰총장의 3일 작심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의 공식 대응은 자제했지만, 의원들 사이에서는 윤 총장을 향한 날선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검찰의 특권이 해체되는 시기에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이라며 “윤 총장이 피해자 코스프레(흉내)를 하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이 그동안 해왔던 행태에 대한 자기 합리화를 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윤 총장이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윤 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이 스스로 권력형 비리를 만들어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던 게 본질에 더 가깝지 않느냐”며 “(윤 총장이) 자기가 하는 건 옳고, 반대로 저항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빠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다른 중진 의원도 “자신이 해온 행동과 내뱉는 말이 일치할 때 그 말이 비로소 무게를 갖는다”며 “(윤 총장) 자신이 여태껏 어떻게 해왔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의 한 검사 출신 의원은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나올 수 있는 지극히 일반적인 수준의 이야기”라며 “과민 반응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재선 의원도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당에서 공식적으로 대응하면 모양새가 안 좋을 것”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은 “칼잡이 윤석열의 귀환을 환영한다”고 논평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정권의 충견이 아닌 국민의 검찰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며 “윤 총장의 의지가 진심이 되려면 조국, 송철호, 윤미향, 라임, 옵티머스 등 살아있는 권력에 숨죽였던 수사를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한 통합당 의원은 “검찰 인사부터 한명숙 사건이나 한동훈 검사장 수사까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불법적인 지휘가 반복됐다는 얘기 아니겠느냐”며 “‘법대로’를 내세워 사실상 윤석열 찍어내기를 하는 것에 대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재희 이현우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