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성폭행 체포’ 英 집권여당 몸살…총리는 침묵

입력 2020-08-03 17:41
지난달 28일 존슨 총리가 연설 중 머리를 짚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집권 여당인 보수당 의원이 성폭행 혐의로 2일(현지시간) 체포됐다. 일각에서는 문제의 의원을 즉각 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경찰 조사를 마칠 때까지 우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선데이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이 의원이 연인 관계였던 전 보좌관에게 고발당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는 해당 의원이 자신을 폭행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가해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장관을 지낸 중진의원(front bencher)으로 보도했다. 가해자는 토요일인 지난 1일 이스트런던 경찰서에 수감된 후 보석으로 풀려났다.

런던 경찰은 “2019년 7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성폭행과 폭행을 한 혐의로 50대 남성을 체포했다”라고만 밝혔다.

피해자는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너무 큰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을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보수당은 성명에서 “이번 사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의원의 제명 요구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 중이기 때문에 성급하게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 수사가 마무리되면 결정할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마크 스펜서 보수당 제1 원내총무, 제이컵 리스-모그 하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급 인사는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번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집권당이 경찰 조사에서 조사 중인 의원의 정직 결정을 거부한 것은 충격적이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앞서 지난주에는 여당의 찰스 엘피크 전 하원의원이 2017년 자신의 보좌관을 성추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