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동료·국민 설득해야”

입력 2020-08-03 17:35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신임 검사들에게 “검사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설득”이라고 당부했다. 동료와 상급자는 물론 수사 대상자, 국민을 설득해 보편적 정당성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총장은 3일 오후 4시30분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윤 총장은 신임 검사들과 가족들에게 축하와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여러분의 기본 직무는 법률이 형사 범죄로 규정한 행위에 관해 증거를 수집하고 기소해 재판을 통해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기본적 직무는 형사법 집행”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며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 사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또 검사가 맡은 사건을 책임지고 의사결정하되, 검찰 구성원과 사건 관계인 등을 충분히 설득해야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은 각자 담당하는 사건에서 주임검사로서 책임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라며 “선배들의 지도와 검찰의 결재 시스템은 명령과 복종이 아니라 설득과 소통의 과정”이라고 했다.

더불어 “여러분은 선배들의 지도를 받아 배우면서도 늘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개진하고 선배들의 의견도 경청해야 한다”면서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 설득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설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각을 동료와 상급자에게 설득해 검찰 조직의 의사가 되게 하고, 법원을 설득해 국가의 의사가 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수사 대상자와 국민을 설득해 공감과 보편적 정당성을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윤 총장은 수사권조정 등의 현안을 거론하며 불구속 수사 원칙의 준수와 공판 중심의 수사구조 개편을 강조했다.

윤 총장은 끝으로 “국가와 검찰 조직이 여러분의 지위와 장래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기 바란다”며 “저와 선배들은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과 열정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후배들을 독려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